'충청표심' 이번엔 어디로…
'충청표심' 이번엔 어디로…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2.01.25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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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부국장(취재1팀장)

설 명절은 전국의 민심이 뒤섞이는 시기다. 수도권에 사는 20~40대 자녀와 고향에 있는 60대이상 부모가 소통하면서 새로운 여론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올해 설 연휴동안의 민심향배에 어느 때 보다 잔뜩 긴장했다. 특히 여론의 길목에 위치한 충청권 민심의 방향에 지역정가는 물론 중앙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과연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도 충청권 표심이 판세를 가를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 2010년 실시된 제 5회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선거인수 즉, 유권자수는 3885만명이다. 이중 충북은 118만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충남과 대전을 모두 합친 충청권은 390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0%인 상태다. 얼핏보면 수도권이나 영·호남 등에 비해 선거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비중이다.

그러나 실제 나타나고 있는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충북을 포함, 충청권의 표심이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 또는 풍향계, 바로미터 등의 용어를 써가면서 중요시 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97년 15대 대선부터 본격 시작됐다. 당시 김대중 후보가 충청권의 김종필 후보와의 DJP연합으로 충북에서 5만표, 대전 11만표, 충남 25만표 등 41만표차로 충청권에서 2위 이회창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면서 전체 40만표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또 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재출마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전국 56만표차로 이겨 당선됐다. 이중 절반인 25만표가 충청권에서 나와 선거승리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물론 최근 있었던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2위 후보를 큰 표차로 이기면서 충청권의 빛이 발했지만 그래도 충청권 3곳에서 34~41%의 높은 지지를 받아 전체 지지율 48%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2년전 실시된 동시지방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압승, 지방권력을 장악했다. 충북과 충남 등 충청권에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등에서 민주당 상당수 후보들이 당선하는 등 전국 승리의 진원지가 됐다.

이처럼 각종 선거에서 충청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정치권의 민심을 잡기 위한 다양한 지역개발 정책들도 쏟아졌다. 노태우 후보 시절에는 청주국제공항, 노무현 후보는 행정수도, 또 이명박 후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비(非)충청지역에서는 포퓰리즘 공약이란 지적도 있으나 개발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충청권에서 이런 약속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올해 대선이다. 이번에도 과거와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 현재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 위원장과 안철수 교수의 접전이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나고 있다. 근소한 표차로 경쟁이 벌어질 때 마다 충청권이 결정타를 날렸듯이 이번에도 누가 충청표심을 잡느냐가 전체 선거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충북만해도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통합당 현역의원들의 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나라당과 8개 선거구에서 미세한 차이속에 4대 4의 균형을 이뤄나가고 있다. 향후 어떤 돌발변수가 나타날지 몰라도 긴장감은 더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상(床)머리에서 나눈 대화가 바로 우리의 정치다. 얼마만큼 정치인들이 귀 기울였는지 결과는 곧바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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