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의 차기 회장선출 해법은?
청주상의 차기 회장선출 해법은?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2.01.11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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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부국장 (취재 1팀장)

지역경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단체가 상공회의소다. 상의 회장은 관선(官選)시절에는 민간 도백(道伯), 경제도지사로 불릴 정도였다. 회원들이 선출한 의원들이 직접 회장을 뽑는 방법이 아직도 이어져 온다. 법에 의해 회원들은 의무가입 대상이고 회비도 납부해야 한다. 상의는 이처럼 경제단체들 중에서도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지난 1919년 청주상무연구회로 출발한 청주상공회의소는 전국에서 6번째로 탄생,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러나 상의 회장들은 굴곡(屈曲)이 심했다. 재임중 명예스럽지 못하게 물러나야 하는 아픈 역사도 있었다. 오운균 세원건설 회장, 한현구 한림종합건설 회장은 지난 90년대 중반 잇따라 부도를 냈다.

이후 상의를 잡은 인물이 이태호 회장이다. 이 회장은 4선에 잔여임기까지 무려 14년을 넘게 맡아 왔다. 이 기록은 최근 개정된 상의법에서 회장 임기를 재임으로만 한정, 깨질 수 없게 됐다.

특유의 찬화력과 정치력, 중앙의 풍부한 인맥 등으로 지역경제 뿐 아니라 지역현안에서 그가 빠지는 일이 없을 정도로 지역에 공헌해 왔다. "누가 회장이 돼도 이 회장 처럼 열정을 갖고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위에서 평할 정도다.

더욱이 2년전에는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다가 제때 치료를 놓쳐 외아들을 잃는 아픔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었다. 또 2010년 지방선거 후 이런저런 이유로 그는 회장 퇴임 의사를 여러차례 밝혔고, 임기만료가 다음달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상의는 새해들어 차기회장 선출 일정에 들어갔다. 다른 지역 대부분의 상의가 추대로 회장을 선출하는 관례에 따라 추대위원회도 지역 원로와 경제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추대위원회 구성 자체를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1차 추대 후보로 젠한국의 김성수 회장을 정하면서 부터였다. 그동안 고사(苦辭)를 수차례 한 분에게 왜 추대위가 헛힘을 빼는 것이냐 였다.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추대위가 상의 공식기구인 상임위원회의 의결을 받아 활동에 들어간 것이고, 경제계의 화합을 위해 추대위를 출범시킨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추대를 해보다가 안되면 그 때가서 다시 선출방식을 논의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보고 싶었던 듯 싶다. 이런 이 회장의 진정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아직 추대위가 김 회장을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향후 어떤 방식으로 차기 회장을 선출할지 걱정이다.

그러면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존경받는 향토기업인이 청주상의 대표를 맡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고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의무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도자기와 젠한국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마지막 남은 대표 향토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시종 도지사도 이런 의중을 비춘 것으로 보인다. '이시종 지사-김성수 회장-이태호 회장'은 청주중(김 회장·이 회장), 청주고(이 지사·김 회장) 동기생들이다. 사적인 자리가 아닌 '지사와 현직 상의회장' 이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차기회장을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계는 물론이고 지역사회가 요청한다면 수락하는 것도 향후 상의 회장을 놓고 벌어질 또다른 논란을 잠재우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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