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뒤꼍의 거인
지구 뒤꼍의 거인
  •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 승인 2011.11.23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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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 최동호 -

 

 

 

 

 

 

 

 

어린 시절 우주에 거인이 살고 있다고 상상했다
지구를 공깃돌처럼 가지고 놀거나 
태양을 한 점 불쏘시개로 여기는 거인이
지구의 뒤꼍 우리 집 
장독 감나무 옆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 줌 흙이나
바람에 날려 보이지 않는 먼지 속에는 지금도
우주를 움직이는 힘을 가진 거인이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와 함께 장독대 옆 감나무 잎을 반짝이게 하고 
메주 덩어리 곰팡이를 발효시키는 바람의 씨앗을 키우며 살고 있을 것이다



※ 지구를 받쳐들고 서 있는 거인을 보셨나요? 지구 밖에서 지구의 어느 꼬마와 눈을 맞추던 그 거인말입니다. 너무 커서 보이지 않는 거인과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는 꼬마가 지구를 사이에 두고 숨바꼭질하는 사이 시간은 혜성을 따라 꼬리를 감추었습니다. 꼬마였던 어른 앞에 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어린아이가 물어옵니다. ‘이 세상에 천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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