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 문인수 -
코스모스들이 손뼉 치며 손뼉 치며 죄, 웃는다.
구름이 지나가도 새 떼가 지나가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나가도
수줍게 가만가만 흔들리던 코스모스들이
기차만 지나가면 깔깔깔 배꼽을 잡고 웃는다.
기분이 나쁜 기차가 더 빨리 달려가고
코스모스들은 까무러칠 듯 자지러지게 웃는다.
*하늘거리는 모습이 영락없이 여인네다. 색색이 뒤엉켜 차가운 거리를 곱게 수놓는다. 꽃빛을 따라가다 보면 소곤소곤 귓속말이 들릴 것도 같고, 까르르 투명한 웃음이 허공으로 튀어오를 것만 같다. 누구에게나 고운 손 내밀어 반겨 주던 코스모스를 따라 가을도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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