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
예의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
  • 김현진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
  • 승인 2011.07.1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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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현진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

사회복지사가 되려면 120시간의 실습을 이수해야 한다. 선생님이 되려면 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듯 사회복지사가 되려면 사회복지현장에서 ‘사회복지 현장실습’을 이수해야 한다.

매년 이맘때면 사회복지사가 된 사람들과 사회복지사가 될 사람 간의 팽팽한 긴장이 이어진다. 이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필자는 선배 사회복지사로서 ‘직장 예절’에 대해 알려준다. 상호 간의 예의의 ‘미소’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예의를 지킬 곳이 특히나 많다. 자칫 소홀하면 사회적 약자로서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클라이언트 집단이 가장 가까이 있고, 동료, 상사, 지역사회 주민 등을 만나면서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인 것이다. 전문가 집단으로서 사회복지사가 지켜야 할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이 제정돼 있을 정도다.

사회복지사가 각종 비리에 연루되거나 스캔들에 휘말리게 돼 사회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그 영향은 사회복지사 개인에 그치지 않고 ‘사회복지’라는 우산을 함께 쓰고 있는 모든 시설이나 기관에 대한 후원과 관심이 감소하거나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예산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거나 후원금 등의 공적 자금이므로 사회복지사의 잘못으로 회복이 어려운 경우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인 클라이언트 집단에 고스란히 돌아간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우리들에겐 투명성, 책임성, 공정성이란 단어가 늘 무겁게 따라다닌다.

직업이 가지는 사회적 책임을 예비 사회복지사들에게 알려주는 일에 대뜸 ‘사회복지사는 사회적 책임이 큰 직업이다.’라고만 할 수 없으니 소소하게 예의를 지키라는 말로 시작한다. 동료에 대한 예의, 직장에 대한 예의, 사회에 대한 예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간혹 예의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너무 형식적이지 않는가에 대해 질문도 받지만 내용을 담는 그릇으로서 좋은 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형식도 중요하다고 말해 준다. 그래서 아주 시시콜콜하게 인사 예절, 복장 예절, 전화 예절, 회의 예절 등을 일러 준다.

인사는 하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일러 주고, 복장은 단정하고 깨끗하게 입을 것을 당부한다. 옷을 입는 것에 개성도 중요하지만 사회복지사로서, 직장인으로서의 복장은 개성이 아닌 예의라고 설명한다.

전화는 정중하게 받고, 상대방이 끊은 것을 확인한 후 끊어야 한다고 말해 주고, 정중한 말을 사용해 응대하고, 호칭은 절대 디스카운트 하지 않으며, 회의 석상에서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집중할 것을 알려 준다.

이렇다 보니 “뭐 이런 것까지 알려 주나 잔소리…”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이 기본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사회복지사가 사회에 대한 예의도 지킬 수 있다.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받는 직업으로서 직업이 가지는 사회적 책임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여성에게 수치심과 모욕을 주거나 공적 자금을 공적으로 쓰지 않고 개인적으로 쓴 사람 등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들이 쏟아진다. 모두 예의를 지키지 않았고 그들의 직업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애써야 하는 사람들이기에 비난의 세기는 더 거세다.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그전에 우리는 이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나보다 약자인 상대에게 수치심을 준 적은 없는지, 업무 중에 비용을 잘못 집행한 적은 없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이 글을 쓰면서 반성이 든다. 예의를 강의한 나는 예의 바른 사람일까 아니면 그저 예의를 따지는 사람일까. 이런 두서없는 글이 독자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못한 것은 아닐까. 이젠 예의를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 예의바른 사람이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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