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중부권 강타 … 이달 말까지 많은 비
물폭탄 중부권 강타 … 이달 말까지 많은 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7.0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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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빠른 올 장마 특징은
본사·뉴시스 종합

북태평양 고기압 발달·태풍 등 영향

지난주 제천 127·충주 118.5㎜ 폭우

강수량 평년과 비슷… 집중호우 주의

8월 중순부터 폭염·열대야 잦을 듯

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10일 정도 빨리 찾아왔다. 지난달 10일부터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갔다.

특히 중부지방은 지난달 22일부터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해 일주일째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장마는 예년과 다르게 지속적이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렸다.

◆ 1981년 이후 가장 빠른 장마

올해 장마는 1981년 이래 가장 빨리 시작됐다.

장마는 보통 6월23~25일께 시작된다. 이후 1개월간 이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예년과 비교해 열흘 이상 빨리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장마의 경우에도 6월17일 시작됐다.

고온다습한 성질을 가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빨리 북쪽으로 확장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장마전선도 빨리 형성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집중호우의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년간 장마철 평균 강수량은 중부 362.8㎜, 남부 351.2㎜였다. 지난해에는 중부 237.8㎜, 남부 321.5㎜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보다 빨리 장마가 시작됨에 따라 평년보다 빨리 끝날 가능성도 있다"며 "장마 기간 곳에 따라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빈번하고 비의 양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물바다 중부 서울 12일간 494.5㎜

실제로 장마전선이 발달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의 장대비가 내렸다.

지난달 서울의 강수량은 404.5㎜로 집계됐다. 이는 1991년 이후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것이다. 평년(133.2㎜)과 비교해도 3배 이상(303.7%)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47개 지점) 평균 강수량은 288.6㎜로 평년(161.6㎜)보다 127㎜(약 178.6%) 많았다.

지난달 29일 서울의 일강수량은 177.0㎜로 6월 중 일강수량으로는 1979년 이후 33년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 6월 강수일수는 14일로 1991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연속강수일수는 9일로 관측개시 이래(1907년 10월1일) 가장 길었다.

또 지난 3일부터는 다시 장마전선이 발달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 충북 북부지방 등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은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퍼부었다. 벼락까지 동반한 장대비였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다. 인천과 수원, 용인, 여주 등의 하루 강우량이 200㎜가 넘어서는 등 말그대로 물폭탄이 떨어진 셈이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인천 덕적도 204.5㎜, 경기 광주 213㎜, 용인 212㎜, 양평 197.5㎜, 수원 190㎜, 강원도 원주 204.5㎜, 충북 제천 127㎜, 충주 118.5㎜ 등이었다. 서울도 115㎜의 강수량을 보였다. 서울 관악산에는 150.5㎜의 비가 내렸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22일 장마가 시작된 이래 이날까지 494.5㎜의 비가 내렸다. 단 12일 동안 연평균 강수량(1981~2010년 평균) 1450.5㎜의 34%에 해당하는 비가 내린 것이다.

◆ 태풍에 '물폭탄'

6월 하순에는 일찍 시작된 장마전선의 영향과 서해상으로 북상한 제5호 태풍 '메아리'로 인해 비가 9일간 연속적으로 내렸다.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발달하고 북쪽으로 확장해 장마가 일찍 시작됐다. 제주도와 남해안은 지난달 10일에 나타났다. 이는 평년(6월19~20일, 23일)보다 각각 9~10일, 13일 빠른 것이다. 중부지방도 같은 달 22일 영향권에 들기 시작했다. 평년(6월 24~25일)보다 2~3일 빨랐다.

태풍은 필리핀 마닐라 동쪽해상에서 발생한 '메아리'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우리나라 서해상으로 북상해 영향을 줬다. 또 중부지방으로 북상한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전국적으로 9일간(22~30일) 연속 강수가 발생했다.

특히 장마전선이 약화될 시점(25일)에 태풍 '메아리'가 서해상으로 북상하며 장마전선에 열과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장마전선을 활성화시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집중호우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기간 사이에 6월에 이례적으로 서해상으로 북상한 태풍 메아리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폭우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륙의 찬 공기가 미처 물러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가운데 평년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일찍 세력을 확장해 한반도 부근에서 두 기단이 강하게 맞서며 장마전선 상에서 강한 비구름이 자주 발달했다"고 덧붙였다.

◆ 이른 장마전선+태풍 메아리 효과

예년과 다르게 장맛비가 일주일간 지속되고 폭우가 쏟아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장마가 발생하는 원리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장마는 차가운 성질의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따뜻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맞부딪치면서 발생한다.

두 고기압은 치열한 세력싸움을 벌인다. 그래서 군사적 용어인 전선(戰線)을 붙여 장마전선이라고 한다.

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싸움에서 승리하는 순간 비는 그치고 무더운 여름 날씨가 시작된다.

기상청은 동북쪽에서 들어온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남서쪽에서 들어온 덥고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따뜻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로 다가오는 속도에 비해 우리나라 주변에 있는 찬 대륙성 고기압은 느리게 이동하기 때문에 두 공기 덩어리가 상공에서 부딪치면서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는 게 기상청 관계자의 분석이다.

장마전선이 활성화된 가운데 이례적으로 6월에 태풍 메아리가 북상하면서 장마전선과 메아리의 만남이 더 강력한 비를 지속적으로 뿌리게 된 또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상층의 찬 공기와 만나면서 비구름이 크게 발달해 폭우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북태평양기단이 평년보다 북쪽으로 잘 발달해 장마전선이 활성화 되면서 장마가 일찍 시작됐다"며 "이례적으로 6월에 태풍 메아리도 북상해 강수량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 장마 언제까지 이어질까

기상청은 이달 말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강수량은 47~173㎜로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

8월 이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이 많고 폭염과 열대야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다. 대기불안정에 의한 국지성 호우가 있겠으나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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