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민은 서럽다!
괴산군민은 서럽다!
  • 양춘호 <괴산군 사회단체협의회장>
  • 승인 2011.06.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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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양춘호 <괴산군 사회단체협의회장>

조선시대 허균의 소설 고전 홍길동전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서자(庶子) 홍길동’이 서자로서의 홀대와 설움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떠나는 대목이 있다.  

최근 소방분야에 있어 우리 괴산군민이 받고 있는 소외와 홀대를 생각하면 4만여 괴산군민은 서자 홍길동이 느꼈던 설움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설움이 아닌가 한다. 

4만여 괴산군민이 거주하고, 관할면적은 충북 도내 12개 시군 중 4번째로(9개 군지역 중에서는 영동군에 이어 2번째)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괴산군은 소방서도 없으며, 타 지역에는 몇 개소씩 있는 119안전센터(타 군지역은 2~4개소 운영 중)도 단 1개소에 불과하다. 관할 소방서 명칭도 괴산의 지명이 배제된 ‘증평소방서’로 되어 있다.

이 와중에 4만여 군민이 소방분야에서 느끼는 소외와 설움이 어찌 서자(庶子) 홍길동이 느꼈던 ‘그것’과 다르겠는가?

지난 3월 군민들은 그간의 홀대와 설움을 이제는 제발 해결해 달라고 8100여명이 서명한 서명부를 충북도 소방본부에 ‘소방서 명칭변경 및 청천119안전센터 조기 건립’을 건의했다.

또 군의 정식 건의를 포함해 각종 도 주관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특히 의용소방대장들이 소방본부장을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군민의 열망을 무시한다면 괴산군 의용소방대원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더 이상 가질 수 없어 의용소방대원직을 전원 사직하겠노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괴산지역 사회단체장들이 건의서를 들고 충북도를 찾아가기도 했으며, 지역출신 도의원은 지난 14일 괴산군의 열악한 소방현실을 배려해 달라고 도정질문까지 했고, 급기야 군의회도 건의문을 채택한다고 한다. 

이렇듯 군민들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절차와 방식으로 불합리한 현실을 해소해 달라고 읍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본부의 불가입장은 요지부동이라고 한다. 필자는 도 소방본부에 ‘도대체 뭐가 그리 어려운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소방서 명칭변경은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괴산증평산림조합’, ‘괴산증평축협’ 등 괴산과 증평지역을 관할하는 대부분의 다른 공공기관처럼 관할 지역의 지명을 함께 사용하여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하고 상생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취지인데 도대체 왜 안 된다고만 한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필자가 도 소방본부에 전하고 싶은 말이다.

‘서자(庶子)의 설움으로 집을 떠나버린 홍길동’처럼 4만여 군민들이 소방본부의 안이하고 미온적인 태도에 완전히 등을 돌려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군민들의 걱정을 충북도 소방본부도 반드시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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