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는 '자장면과 짬뽕'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는 '자장면과 짬뽕'
  • 김상현 <아산소방서 방호예방과장>
  • 승인 2011.06.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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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아산소방서 방호예방과장>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의 관계는 자장면과 짬뽕의 관계다.

느닷없는 소리인 것 같지만,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자장면과 짬뽕은 수많은 중국집 음식 중 가장 저렴하며 대중적이다.

하지만 자장면과 짬뽕을 팔지 않는 중국집을 상상해 보라. 그 식당은 중국집으로 불리기 곤란하며, 손님이 뚝 떨어질 것이다.

자장면과 짬뽕을 상상할 수 없듯이,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이하는 감지기)는 다른 소방시설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이들이 없는 소방시설은 상상하기 곤란하다.

그러면 왜 소화기와 감지기가 중국집에서의 자장면과 짬뽕처럼 중요하고 필요한지 살펴보자.

화재장소 중 화재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가 주거시설이다. 특히 단독주택에서 전체 화재사망자의 절반 가까이 발생하는데, 소방서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소방시설 설치의무가 없는 관계로 화재에 대비한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전기·가스시설의 사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화재예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세 번째는 단독주택은 상대적으로 소방차량의 신속한 도착과 체계적인 대응이 곤란한 지리적 여건인 경우가 많다.

특히 농촌지역 주택의 경우 소방관서에서 멀리 떨어진 관계로 화재진압의 골든타임인 5~8분 이내 현장도착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농어촌 고령화에 따라 절반 가까운 화재사망자가 피난·대피능력이 미숙한 60대 이상의 고령자이다.

그러면 이러한 주택화재 사망자를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방시설 측면에서 본다면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방패에, 소화기는 창에 해당한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별도의 수신기 없이 내장된 센서가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삐삐"하고 경보를 내보내는 기기로서, 음량은 취침 중에서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알람시계 수준이다.

단독경보형감지기의 우수성은 상대적으로 소방선진국인 미국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미방화협회(NEPA)의 보고서에 따르면, 단독경보형감지기의 보급률과 주택화재에서의 사망자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단독주택용 경보형감지기의 보급률이 22%였던 지난 1977년에는 주택화재 사망자가 5865명이었으나, 보급률이 94%인 2002년에는 2670명으로 절반 가까이 사망자가 감소하였다.

일반적으로 소화기라고 하는 것은 분말소화기를 말하며, 이는 일반화재·유류화재·전기화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만능적인 화재 진화도구이며, 특히 초기화재에서 가장 효과적인 화재진화 도구이다.

모든 화재는 초기진화를 잘 해야만 인명·재산피해를 막을 수 있으므로, 소방서에서는 화재초기의 소화기 1대는 화재가 확대되었을 때의 소방차 10대에 맞먹는 격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다시 말하면, 창과 방패 즉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가 모든 가정에 필수라고 단언한다.

화재발생을 조기에 인지하고 경보를 발할 수 있는 시설인 단독경보형감지기와 발생한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소화기는 최상의 화재사냥꾼이다.

이들은 쉽게 접할 수 있고 저렴하여 구비하는 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혹여 집들이를 간다면 이들을 집들이 선물로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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