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소주 롯데에 팔린다
충북소주 롯데에 팔린다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1.03.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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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정식 계약… 본사·직원·브랜드 등 승계
고객들 "향토소주 너무 쉽게 포기" 반발도

충북의 향토소주가 사실상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충북소주(대표 장덕수)가 롯데에 팔린다.

인수 주체는 롯데칠성음료로 알려지고 있다.

충북소주는 16일 2004년 조선맥주(현 하이트맥주)로부터 충북소주를 인수해 '시원한 청풍'이란 상표를 달고 7년 남짓 운영해 왔으나 최근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는 등 제반 여건이 악화돼 롯데에 매각키로 하고 다음주 중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장덕수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85%와 나머지 소액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100%를 넘기는 조건에 350억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소주가 매각됨으로써 1957년 희석식소주 제조허가를 취득해 합자회사 대양상사로 출범한 이후 백학소주, 하이트소주, 충북소주로 이어지며 부침을 계속해 온 충북지역의 실질적인 자도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롯데는 충북소주를 인수하더라도 '시원한 청풍'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본사와 사업장도 충북에 그대로 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충북소주 직원들의 100% 고용승계도 보장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또 충북소주 인수를 계기로 충북을 물류기지화해 전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덕수 사장은 이번 매각으로 인해 얻게 되는 차익부문 중 약 60억원의 현금과 90억원가량의 부동산으로 복지재단을 만들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역 고객들은 소주라는 제품이 일정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이 이뤄지는 특수한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쉽게 기업을 매각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충북소주 장덕수 사장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충북소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간 수십억원 이상 투입을 해야 하지만 경영규모와 저의 경영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지역 고객 김모씨는 "그동안 시원소주를 '맛'으로 마신 것이 아니라 향토주라는 '정'으로 마셨다"며 "소주는 제품 특성상 주인이 해당 지역의 고객이지 대주주가 될수 없다"고 주장했다.

16일 장덕수 충북소주 대표가 회사 매각과 관련한 입장과 심경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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