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포르노그래피
종합포르노그래피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1.03.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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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안혜자 의원의 불교계 비하 파문은 민주당 충북도당이 사과문을 발표함에 따라 일단락됐다. 충북대 고위정책관리자 과정 원생 친목 모임에서 '유명 사찰과 주지 스님에 관한 이야기'가 적힌 내용을 복사해 배포한 것인데 '공인'의 행위여서 일파만파가 됐다. 사찰과 주지 스님 명칭에 성(性)을 빗댄 30여 개의 조어(造語)들인데 점잖은 자리에서는 취중에도 망설여질 만한 표현들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유머라 여겨 별생각 없이 배포했을 법하다. 특정종교가 거론된 게 문제였는데 이런 유(類)의 말과 글이 지닌 사회적·정치적 의미를 고려한다면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흔히 성적 흥분을 일으킬 목적으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것을 '포르노그래피(Pornograhy)'라 일컫는다. 그런데 요즘 의미와 달리 포르노그래피는 근세초 1500년~1800년 사이 유럽에서 정치적, 종교적 권위를 비판하는 수단이었다.

인쇄술 발달로 그림과 판화, 만화로 묘사돼 포르노그래피는 보여주는 것으로 성장했다. 종교적, 정치적 통제가 엄격했던 시대상황에서 성직자나 왕실, 귀족들의 성적 탐욕을 풍자해 권위를 훼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였다. 1790년대 기존체제(앙시앵 레짐)를 부순 프랑스 혁명을 성공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한 것도 포르노그래피였다. 혁명 리더 일부가 포르노그래피 작가 경력을 지녔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부여됐고, 민주주의를 형성하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찬사도 받을 수 있었다.

일본 열도를 휩쓴 쓰나미 덕에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영화배우 故장자연의 성상납 기록 편지는 허위로 판명났지만, 유력 언론사 사주 연루 의혹까지 불거져 가진 자들의 폭력성과 도덕성을 심판대에 올렸다. 30대 중국 여성 덩신밍과 상하이 영사들과의 관계는 '외교 참화'라 할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했다.

종교는 더욱 그렇다. 포르노그래피 역사성을 보면 사찰과 주지 스님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돈 자체가 이미 정치적·사회적 배경을 담았다고 봐야 한다. 불교계가 격분한 것은 이유 있는 일이다. 민주당이 쩔쩔 맬 만하다. 민주당이라 그 정도였지, 한나라당이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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