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의 지구온난화 예측
개구리의 지구온난화 예측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1.30 2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색칼럼
박완희 <(사)두꺼비친구들 사무국장>

많은 분들이 질문하는 것 중에 하나가 지구온난화라면서 올겨울은 왜 이렇게 춥냐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거짓말이 아니냐는 눈초리다.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께 여쭈어 보면 30년, 40년 전에는 지금보다 더 추웠고 눈도 더 많이 내렸다고 한다. 실제 겨울 모습은 그러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라면서 그럼 왜 다시 추워지는 것일까?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한파와 폭설의 원인은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극의 기온이 차가울수록 북극 상공의 공기 회전이 빨라져 한기가 회전 소용돌이 속에 갇히게 되어 찬 공기가 북반부 중위도로 내려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북극 지방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공기 회전력이 약해졌고 찬 공기가 회오리에서 빠져나와 중위도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어려운 말이나 간단히 표현하면 북극상공의 차가운 공기의 소용돌이를 북극진동이라고 부르며 이를 수치화한 것이 '북극진동지수'다. 북극진동지수가 높으면 소용돌이가 빠르다는 것을 말하며 차가운 공기가 고위도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북반부 중위도, 즉 우리나라나 영국의 경우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한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올해와 같은 한파와 폭설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북극진동은 북극지방의 기온과 밀접하다. 많은 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북극진동지수를 변하게 하는 원인으로 단정하기에는 더 많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나 '북극의 눈물'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방영되었던 것처럼 북극의 빙하가 지속적으로 녹아내리는 것은 분명 현실이다.

이런 기상이변의 징후는 생물들의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이런 생물상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작년 7월 우리나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100종의 생물을 선정하였다. 동물 중에는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종이 양서류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폭우, 한파와 폭설이 일어나고 있다. 가뭄으로 양서류가 알을 낳아야 하는 습지를 잃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지구온난화로 항아리곰팡이병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피부호흡을 하는 양서류는 서식지의 환경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생태계의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1월 중순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양서류 기후변화 국민모니터링단 교육이 있었으며, 현재 전국 각지에서 한국양서류보존네트워크 회원들이 산개구리 산란시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조사단을 구성하여 진행하는 전국적인 양서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2011년 전국에서 산개구리의 첫 산란은 청주시 월오동에서 확인하였다. 1월 20일 전후로 산란한 것으로 보인다. 샘물이 솟는 둠벙에서 산란이 확인되었다. 작년에는 2월 8일, 청주지역에서 첫 산란을 확인하였던 것에 비해 무려 2주 이상 빠른 산란확인이었다. 양서류 전문가들도 이런 강추위 속에서 산개구리의 첫 산란확인이 빨라졌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1, 2년의 조사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양서류의 산란시기가 빨라지고 있음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양서류의 본능은 우리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단지 양서류뿐만이 아니라 차이는 있지만 모든 생물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30년 만의 한파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남반부 호주는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한파와 폭설이 일시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2010년 12월은 20세기 12월 평균기온보다 섭씨 0.37도 상승했고 이는 20세기 말 전문가들이 말한 기후모델 예측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예측을 개구리들이 먼저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