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을 불러들인 안일한 인식과 늑장대응!
구제역을 불러들인 안일한 인식과 늑장대응!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1.2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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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김진우 <제천환경운동연합사무국장>

제천만은 청정지역이라는 미신을 맹신한 탓이었을까? 전국이 구제역 파동으로 난리를 칠 때 이곳 제천만은 안전할 줄 알았다.

그러나 지난 15일 송학면 도화리를 시작으로 22일 금성면 중전리가 방역당국에 의해 축산농가의 가축들이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현재 청풍면 북진리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어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있다.

현재 양성판정을 받은 반경 500m 내에 가축들을 대상으로 살처분 작업이 한창이며 추가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주민들까지 나서 방역초소 운영과 주변 지역에 대한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들의 출입이 비교적 적은 청풍 구석까지 구제역이 진입한 이상 더구나 축산 농가들이 가장 많이 밀집한 청풍호 지역이라 그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동안 브르셀라, AI, 구제역 등 온갖 가축질병이 전국을 강타하였어도, 제천에서는 거의 발병사례가 없었던 탓에, 이번 구제역 발병 소식으로 지역주민들이 받은 충격이 매우 역시 작지 않았다.

이어지는 구제역 관련뉴스에 페이스북 등 SNS으로 그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글들이 적지 않았다.

구제역은 바이러스에 의한 발굽이 두 개인 (우제류) 동물의 급성전염병으로, 감염의 범위가 매우 크고 전염 속도도 매우 빨라 우리나라에서는 제1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위험한 전염병으로 규정되어 발생한 나라마다 매우 엄격한 검역을 하고 있다.

구제역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확산된 이유는 초기발생시 중앙정부의 안일한 상황인식과 느슨한 방역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심지어 근거가 의심스러운 음모론까지 한동안 인터넷을 떠돌았다.

제천지역 역시 초기대처의 늑장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제천보다 먼저 구제역이 발생한 강원도와 매우 인접해 있었지만 가축의 이·출입과 방역의 최전선이 되었어야 할 경계선마다 매우 형식적인 방역시늉만 있었다.

더구나 맹추위를 핑계로 야간시간대의 감시 및 방역은 거의 무방비상태였다.

그 고충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이번 O형 바이러스가 직접접촉만 아니라 공기전염으로도 원거리까지 빠른 속도로 전염되는 특징을 간과하였다.

더구나 앞서 인근 지자체의 구제역 발병소식은 제천도 위험지역임을 이미 예고하였다. 그럼에도 느슨했던 인식들은 이번 사태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이었다. 심지어 석회석 생산지대, 풍수지리설까지 우리 지역은 절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는 미신까지 등장하였다. 도대체 이 1급가축전염병이 지질학과 풍수와 무슨 상관이었단 말인가!

불확실 시대에는 가장 최악의 위험을 늘 예측하여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위험요인을 소통하고 또 준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른바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이다. 그것이 사회 안전성의 기본요건으로 등장한 지 오래전이다.

현재 제천시와 지역주민이 나서서 더 이상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역시 당장의 발밑의 불을 끄자는 데 별다른 이견은 없다. 그러나 불이 꺼지고 나면 그 뒤는 어떠할지 고민을 해 본다.

다 꺼졌다 믿어도 어딘가 숨은 불씨는 여전히 다시 타오르길 숨어 기다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시름이 더욱 깊어질 지역의 축산농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려본다. 모두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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