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피해 줄일 대안은 없는가
야생동물 피해 줄일 대안은 없는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1.03 2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색칼럼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지난해는 유엔이 정한 국제생물종다양성의 해였다. 제천에서는 시민들이 솔방죽을 중심으로 솔방죽생태공원 생태복원운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성과도 적지 않았다. 방치되었던 허허 벌판의 방죽이 버젓이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었지만 정작 공원내부에 있는 생태자산에 관한 관리는 행정적인 지원이 되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2009년부터 시민들의 자발적모임인 '솔방죽을사랑하는모임'이 구성되었고, 솔방죽생태 해설사도 위촉되었다.

생물종의 보호와 복원이라는 측면에 있어 솔방죽 같은 소규모의 특정 장소에서는 인위적인 이식과 관리가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최근 몇 년 야생동물로 인한 농가피해가 늘어나면서 보다 깊고 성숙한 대처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몇 평 안 돼는 땅뙈기에 농사를 조금 지어 보는데 한적한 곳이라 고라니와 멧돼지가 틈틈이 찾아와 피해를 입히곤 한다. 이렇게 야생동물에 의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으면 정부가 보상을 해 주는데 제천시에서는 최고액이 300만원이다.

모두가 피해신고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매년 피해신고와 청구금액이 높아지고 있고, 지역도 봉양, 금성, 수산, 덕산, 백운, 송학 등 시 전역으로 넓어졌다. 이런 현상은 우리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국 농촌지역이 공동으로 안고 있는 공동의 문제이기도 하다. 야생동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서는 그나마 피해보상제 덕분에 손실과 허망함을 조금은 달랠 수 있지만, 해마다 같은 걱정을 해야 한다면 그 또한 적은 걱정거리는 아닌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분분한 논쟁이 있지만, 결국 멧돼지 같은 특정개체의 피해가 높아지는 것은 '인류가 육식동물을 멸종시키며 먹이사슬이 깨져' 자연 상태에서 개체조절이 가능한 상위 포식 층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땔감으로 나무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수목이 밀생하는 최근의 숲 속에서 생물종의 다양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숲 속에서 해결해야 할 먹이를 찾아서 이젠 야생동물이 인가 주변이나 마을 농지를 배회하게 된 것이다. 이런 원인적 측면을 들여다 보면 야생동물에 대한 적대감에 앞서 뭔가 너무 멀리 와 버린 인간 사회의 책임과 면구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야생동물의 피해를 줄일 대안은 없는 것인가?

현재 유해 야생동물에 대한 농작물 피해에 대한 관리권한은 환경부 소관이다. 환경부는 그에 따른 피해보상과 야생동물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전기목책 설치, 피해지역 순환 수렵허가 등을 대안으로 마련하고 있다. 수렵은 시장군수의 허가사항이며 농수산업, 공항, 인가에 피해를 끼칠 우려가 큰 동물을 환경부 지정에 따라 유해조수로 포획을 할 수 있다.

한때는 희소식의 전령사였던 까치가 유해조수가 된 지 오래고, 근자에는 우리 시의 상징이던 비둘기를 비롯하여 멧돼지, 두더지, 청설모, 다람쥐, 고라니, 들고양이, 쥐류도 포함되었다. 수렵으로 일정부분 개체조절이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생태계 회복이라는 명분까지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늘밤에도 생태통로를 찾지 못한 고라니가 질주하는 야간차량에 목숨을 잃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