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꽃 그대
그대가 돌아오지 않던 그 봄날
우리 마을엔 아무도 없었네.
모두들 그대와 한몸이었으므로
그대 금남로에 피투성이로
사람의 길을 열고 있을 때
우리 마을엔 들불의 기운이 감돌았네.
그대 이웃들과 함께 처절한 봄이 되어 떠나간 뒤
우리 마을엔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네.
보기만 해도 온몸이 용광로처럼 달아오르는
그대 비록 뱀같이 싸늘한 아스팔트 위에 쓰러져 갔지만
갈라진 이 땅 숨소리 들리는 곳마다
온몸 들썩이는 오월꽃으로 피어나고 있는 것을.
<필자약력>
1959년 광주 출생
1982년 현대시학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시집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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