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는 사람이 하는 일
사회복지는 사람이 하는 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2.2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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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박 미 영 (서부종합사회복지관장)

강의 기회가 주어질 때 종종 '사회복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곤 한다. 그럼 대개 나오는 대답들이 '나눔, 봉사, 헌신, 사랑, 섬김, 희생, 행복...'등의 단어들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사회복지가 '헌신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한 나눔과 봉사, 그리고 희생적 섬김을 통해 사회적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이렇게 표현된 단어들이 현재의 사회복지 현장을 들여다보면 현실적으로 많이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헌신적으로 섬기는 많은 사회복지실천가들이 있고 그들을 지원하는 자원 인력들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분명 지금의 복지는 사랑에 근거한 헌신이며 희생이다.

그렇지만 좀 더 다듬어 사회복지를 정의해 보면 '사회적으로 행복하고 안녕한 상태, 만족스러운 상태, 또 그러한 상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행복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회복지는 반드시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이다여기서 다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복지 정의로 되돌아가 보면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헌신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나눔과 봉사와 희생적 섬김을 행하는 자'들이 바로 그것이다. 사회복지실천가들의 헌신적 사랑과 나눔과 봉사와 섬김을 통해 타인의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사회복지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의 행복 증진을 위해 사회복지 실천가들의 헌신적 사랑과 나눔과 봉사와 희생적 섬김이 전제가 되어야만 사회복지가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철저한 모순이다.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또 다른 누군가의 행복은 결코 사회적 행복을 증진시켜 나가는 길이 될 수 없다.

사회복지 실천가들은 '날개 없는 천사'라는 인사말을 종종 듣게 되곤 한다. 별로 반갑지만은 않은 인사말이다. 왜냐하면 사회복지실천가들은 날개 없는 천사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며 사회복지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평가하는 실천학문의 전문가들이기에 사랑과 헌신만을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실천가들은 타인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치며 그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기에 만약 사회복지실천가들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우리 사회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그들이 사회복지 실천 활동에 대하여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따라서 책임성도 지니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당장 우리는 그들의 사회복지 실천 활동을 중단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들의 실천 활동에 따라 그들이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건강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예산의 60%가 인건비로 소요된다고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와 더불어 수혜자에게 직접 돌아가야 할 예산이 눈 먼 돈이 되어 엉뚱하게 사회복지 중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사회복지의 실천 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절대적으로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역량과 비례한다. 사회복지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진정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복지 국가가 되고자 한다면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성장하지 않으면 복지는 성장할 수 없으며 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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