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좋은 세상?
아이 낳기 좋은 세상?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1.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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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신성철 <행동하는복지연합 부장>

요즘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고령자의 사회적 부양 한계, 연금재원 고갈의 우려 등 사회전반에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는 국가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정부 및 지방정부에서도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전담부서 설치와 출산장려를 위한 정책 및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저출산은 육아비용을 포함한 교육비, 보육관련 기반시설 부족 및 근로여성에 대한 지원 부족, 고용·소득의 불안정 및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결혼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및 일과 가정과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를 꼽는다면 경제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 언론보도에 따르면, '저출산 대책 마련 시의원 간담회'에서 나온 만19세 이상 여성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양육비(교육비)가 집계되었다. 또한 교육비 부담 통계 조사를 살펴보면 2009년 기준으로 교육비 지출액은 39조 8771억원이며, 이 중 19조는 사교육비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에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고액의 대학등록금 총액이 장학금을 제외하고 연간 10조임을 감안하면 사교육비가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통계인 것이다. 수치로만 보면 교육비 중에서도 과도한 사교육비가 결국은 출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사교육만 해결되면 출산률이 높아질까 이 물음에 우리는 '쿨'하게 예스라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려면 교육비를 비롯한 경제적인 문제해결이 중요하지만 결혼하여 아이를 갖는 것 자체는 약간 다른 거시적이며 근본적인 고민점이 존재한다.

바로 대한민국에서 별다른 미래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많이 쓰이던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최근에는 "개천에서 용 쓴다"라고 쓰여지고 있다. 이는 아이가 태어난 환경이나 가족의 전반적인 경제, 학벌, 사회적 지위 등이 세대를 이어 대물림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대를 반영하는 명언()이 탄생한 것이다.

아이에게 보여줄 청사진이 없고 자신의 상황을 대물림해야 하는 등의 사회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이를 낳는 것만 관심을 갖는 일시적인 정책인 출산장려금, 임산부 복지정책 증진 정도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 되어가고 가난의 대물림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 낳기 좋은 세상 + 아이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사회, 정치, 경제 전반의 혁신과 동시에 '현재가 살기 좋고 미래가 밝다'라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복지정책이 제대로 확립된다면 출산율은 저절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포퓰리즘 탁상공론은 그만하고 '아이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밝은 미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 나가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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