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빛 감 '주렁주렁' 가을정취 '살랑살랑'
주홍빛 감 '주렁주렁' 가을정취 '살랑살랑'
  • 권혁두 기자
  • 승인 2010.10.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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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에 찾는 이곳 충북 영동

가로수길 감나무 1만여 그루 도열… 명물로 자리

난계국악기제작촌 세계 가장 큰 북 '천고' 우뚝

새달 5일부터 이틀간 '와인축제' 등 볼거리 풍성

가을철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기에 제격인 곳이 영동이다. 이곳에서는 요즘 탐스럽게 영근 주홍빛 감들이 가로수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지나는 길손들을 유혹한다.

영동읍내 도로에만 2100여 그루의 감나무가 심어져 있고, 군 전체로는 92km 구간의 도로변에 1만1600여 그루의 감나무가 도열해, 오가는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주고 있다. 영동의 감나무가로수는 지난 2000년 '전국 아름다운 거리숲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후 지역의 명물이 됐다. 군은 다음 달에도 감나무 가로수 410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감나무 가로수길을 감상한 분들께는 다음 행선지로 난계 박연 선생 출생지인 심천면 고당리 난계국악기제작촌을 권하고 싶다. 읍에서 승용차로 10분거리다. 최근 이곳에서는 새로운 명물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인 '천고'가 태어난 것이다.

'천고'는 난계국악기제작촌 타악기공방 이석제 대표가 영동군으로부터 2억3000만원을 지원받아 15개월에 걸쳐 만든 북이다. 길이 6m, 폭 6.5m, 울림판 지름 5.5m, 무게 7톤 크기로 15톤 트럭 4대 분량의 소나무 원목과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이 재료로 쓰였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북으로 알려진 일본의 북을 압도해 군은 제작과정 등 증빙자료를 갖춰 지난 9월 기네스에 등재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국악기제작촌에 들르면 가야금, 해금, 대금 등 각종 국악기를 만드는 과정을 견학할 수있을 뿐 아니라 미리 예약만 하면 직접 만드는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 인근 국악박물관에서는 희귀한 국악기까지 구경하고 연주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과 7일 사이 영동을 찾으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제1회 대한민국와인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국내서는 처음 열리는 와인축제라 '대한민국축제'라는 네임을 달았다. 영동군이 연차적으로 육성 중인 농가와이너리 수십여명이 참여해 저마다 특색있는 포도주를 내놓고 관광객들을 위한 시음행사를 갖는다. 전시장에서 전세계 와인을 구경할 수 있고 와인비누와 와인초콜릿, 와인떡볶이 만들기 체험행사도 즐길 수 있다. 저녁마다 재즈 콘서트가 열려 와인축제의 격조를 높여줄 예정이다. 토종포도로 순수 국산와인을 생산하는 (주)와인코리아에서도 축제기간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를 갖는다. 참나무 오크통 속에서 익어가는 포도주를 구경하고 포도주로 족욕도 즐길 수 있다.

먹을거리도 풍족하다. 영동읍에서는 물맑은 금강에서 잡아올린 질좋은 올갱이를 된장과 푸성귀에 끓여낸 올갱이국밥이 일미다. 일미식당, 뒷골집 등이 알려져 있다. 국악기제작촌 주변에도 먹을거리촌이 형성돼 있다. 민물고기 매운탕과 잉어와 오골계로 만든 용봉탕 등을 맛볼 수 있다. 발품을 팔아 양산면까지 40여분 정도 나가면 민물고기를 곱게 갈아만든 어죽과 피라미를 말려 양념에 튀긴 도리뱅뱅이를 맛볼 수 있다. 선화식당과 가선식당이 유명하지만 주말이면 인근 천태산과 갈기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으니 식사 때를 피하는 것이 좋다.

영동에는 경부고속도로(영동IC, 황간IC)와 경부선 철도가 지나 교통편도 좋다.

기네스북 등재를 앞두고 있는 세계 최대북 '천고'의 우람한 모습.
와인코리아를 방문하면 포도주가 익어가는 참나무 오크통을 구경하고, 운이 좋으면 와인 시식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을 찾은 한 외국인이 조준석 현악기공방 대표의 지도를 받아가며 가야금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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