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가 <청주 분평동>
청가 <청주 분평동>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21 2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재일기자의 '주말 맛기행'
제철 맞은 꽃게 "게 섰거라"

연평도서 재료 직접 공수… 양념·육수 등 미감 자극

먹이가 없으면 동족끼리 잡아먹는다. 동족도 없으면 자기 다리를 잘라서 먹기도 한다. 한마디로 성질 참 독하다. 그 칼날처럼 흉측하게 생긴 다리를 보고는 성미가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성질머리 속에 어쩌면 그렇게 보드랍고 감칠맛 나는 속살을 감추어 두었는지 모르겠다.

바로 제철 맞은 꽃게 이야기다.

꽃게 먹고 체하는 사람 없다고 할 정도로 꽃게는 소화가 잘 되고 헥산과 키토산 등이 풍부해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그만이다.

여기에 믿을 수 있는 재료에 정성까지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가을의 별미가 탄생한다.

꽃게 아귀 전문점 '청가'(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288-5·2층·전화 043-292-3875 사장 송재규)를 찾아가면 제철 맞은 싱싱한 꽃게를 맛볼 수 있다.

이 집은 연평도에 배를 한 척 사서 꽃게를 직접 공수해 오기 때문에 신선도만큼은 기본사양이다.

송 사장은 간혹 식재료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땐 왕복 5시간 거리를 직접 차를 몰고 다녀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청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역시 꽃게찜과 꽃게탕.

일단 빨갛게 양념된 콩나물과 꽃게가 수북하게 뒤섞여 미감을 자극한다.

콩나물과 꽃게의 하얀 속살을 집어 입에 넣고 씹으면 아삭한 콩나물의 씹는 맛 뒤로 은은한 꽃게 향이 번진다.

또 재료가 신선해서인지 꽃게살은 흡사 닭살처럼 결이 살아 파닥거리고 탱탱한 듯하지만 입 안에서는 부드럽게 풀린다.

게살을 발라먹다 보면 열 손가락이 모두 게 껍데기처럼 빨갛게 물들고 단단한 게살이 게 눈 감추듯 금방 사라진 자리에는 껍데기만 수북이 쌓인다.

여기에 꽃게탕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보통 음식점에서는 새우, 낙지, 조개 등의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이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이 집에선 꽃게만으로 탕을 끓인다.

여타의 재료가 들어가면 맛을 흐리기 때문. 신선함이 강점인 '청가'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배짱인 셈이다. 좋은 재료로 정성들여 팔팔 끓여 나온 탕은 얼큰하고 시원한 데다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또 아귀찜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 집 아귀찜은 식도락가들이 아귀찜 하면 떠올리는 푸짐함, 매콤함, 담백함을 모두 갖추었다.

부모님부터 형제들까지 모두 다른 지역에서 식당을 하기 때문에 아귀를 대량구매해 손질을 덜 거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살이 튼실한 게 이 집만의 장점이다.

양념이 잘 배인 아귀의 쫄깃쫄깃하면서 야들야들한 맛이 매콤한 미나리와 시원한 콩나물과 잘 어우러지며 입 안 가득 바다의 절경을 펼쳐 놓고 군데군데 들어 있는 미더덕을 한 입 베어 물 때 터지는 육수의 맛은 또 다른 재미다.

매운 음식이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손님 배려 차원에서 일식을 먼저 배웠다는 송 사장이 개발한 아귀탕수육으로 입가심하는 것도 추천한다.

또 이번 주부터 밥도둑인 간장게장도 선보인다니 벌써 입가에 침이 고인다.

이번 주말 먼 바다로 떠나기보다는 이곳 '청가'에서 바다의 풍성한 식탁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