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날의 물난리 단상
명절날의 물난리 단상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2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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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제천은 워낙 해발고도가 높아 어지간히 비가 내려도 저지대보다 비 피해가 적은 지역이지만, 여러 도시를 물바다로 만들었던 지난 추석의 때 아닌 폭우는 정말 반갑잖은 손님이었다. 즐거운 휴식이 되어야 할 명절에 찾아온 참담한 물난리는 다시금 기후변화를 주목하게 했고, 대통령도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등 재해예방 대비책 점검을 지적했다.

근래에는 해마다 "올해가 가장 더웠다. 가장 지루하게 비가 많이 내렸다"는 표현들을 종종 듣게 되면서 오히려 무덤덤해지는 건 아닌가 씁쓸해진다.

100년 만의 더위, 100년 만의 비, 100년 만의 폭설, 점점 따뜻해지는 겨울 기온! 전문가들은 지난 100년간의 기온 변화는 너무 급속한 것이어서 대기의 안정적 기조를 깨트림으로써 지구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생태계와 생물 적응력을 떨어뜨릴 것이며 이로 인하여 생물종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또한 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마지막에 속한 우리 인류의 삶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농산물과 수산자원의 변화 또한 당연해 질 것이다.

감이 자라지 않던 제천에서도 감 익는 가을 풍경은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고, 근래에는 겨울철 의림지에서 오리 떼의 자맥질을 사진에 담는 건 흔한 일이 되었다. 기온이 예년과 달라진 증표다.

기후환경은 국경이 없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해법을 찾고 공동의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밀고 당기면서 각국이 지켜야 할 기후협약들이 체결되면서 이행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명제인 것이다.

실천만이 변화를 만든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우리 모두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 제공자"라고 말한 바 있으며, UN은 '기후변화는 인간활동'이 원인이라고 지적하였다. 단순히 지금의 자연현상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이며, 원인제공자로서 지구촌의 모든 인간이 탄소상쇄운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불변의 명제를 확인함 셈이다.

일본의 '스톱온난화관'의 사례를 보면 교토의정서 체결 이후 일찍이 지구온난화대축추진에 관한 법률을 만들고 정부가 '전국지구온난화방지활동추진센터'에 위탁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지구온난화에 관하여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일종의 전시관이자 체험관이다. 교육방법은 일방적 해설이나 교육이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으로 시작되어 참가자가 함께 참여하며 대안을 찾아가도록 흥미로운 대상별 눈높이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후변화관련 정보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시각적도구들과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개발된 교육프로그램과 교재, 전문 강사는 타 지역으로 보급해주는 시스템이다. 부러웠다.

우리나라에도 최근에는 기후변화관련 전문센터 등이 천천히 등장하고 있지만 지역적인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많은 시민지도자를 양성한 사회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는 필자로서는 우리지역도 조례를 제정하여 제천지역의 기후변화교육센터 등 종합적인 환경교육센터 설치를 제안한다. 기후변화센터 등 전문기관 설치는 우리지역이 지니고 있는 자연 생태적 가치와 기후정보를 좀 더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진단하는 지표개발, 환경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연구하여 보급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이러한 시설을 통하여 환경정보의 일관성과 전문성, 지속성이 확보될 것이며, 각 사회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은 더욱 풍부하고 질 높은 교육이 될 것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견학생을 직접 인솔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시민편의와 지역발전을 위한 전문정책의 수립 등 행정지원에 몰두하면 된다. 관련분야는 이미 교육을 받은 환경지도자와 기후변화해설사, 그린리더들이 대기 중이니 프로그램 진행의 인적자원도 풍부한 셈이다. 생각할수록 기대치는 가을하늘처럼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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