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담 제당공사 이대로 좋은가?
비룡담 제당공사 이대로 좋은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0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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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최근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올해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를 사업기간으로 하는 90억원짜리 제천 비룡담 제당증축사업을 발표하고 지역주민설명회 자료를 들고 찾아 왔다. 고암모산동 주민설명회의 반응 때문인지 두루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들은 농업용수와 가뭄에 따른 수자원 확보 및 재해예방, 하천생태계 보전 등 환경유지용수를 확보하는 것이 사업목적이라면서 비룡담을 현재 둑에서 3m 높이고 바닥을 3m 파내 용수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애초 6m 증축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소를 위하여 현재의 둑은 3m만 높이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렇게 되면 비룡담은 현재 50t 정도를 저장한 의림지의 배가 되는 100만t의 물을 저장하는 거대한 저수지로 변모하게 된다. 또한, 청소년수련관 앞 도로와 상류 일부 구간은 침수되어 1.25km의 도로를 새로 만들게 되고, 비룡담의 제당 아래 솔밭공원은 친수 공간 확보라는 이름으로 5m 이상의 소나무 그늘도 내어놓아야 하는 실정이다.

의림지와 비룡담, 솔방죽(유등제 고종9년)이 긴 세월을 인근 농지에 농업용수 공급을 담당해 왔던 것은 사실이나 점차 농지가 축소되면서 용수공급 기능이 저하됐다. 확장해야 할 만큼 수량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비룡담 상류에는 용두산 자연송림 삼림욕장과 최근 피재골 야생화단지, 청소년수련관이 있고, 비룡담의 물길이 흐르는 둑 방 아래로는 바로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자랑하는 솔밭공원이 수많은 시민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그뿐인가 근년에 다시 정비된 의림지는 요즘, 늦은 밤까지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는 안정화된 명소로 애용되고 있다.

어쨌거나 비룡담은 앞으로 솔방죽생태공원과 뒤들방죽을 연결하는 한 축으로 의림지와 생태 벨트로 이어져 청정제천을 이미지화하는 데 생태적, 환경적인 충분한 가치를 지닌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비룡담의 둑 높이기 공사가 강행된다면 인근 주민들은 항상 100만t의 수원을 저장한 어마어마한 물탱크를 상류에 두고 살아야 한다. 미관을 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안전성은 확보되는 것인지, 생태와 환경문제는 없는 것인가 마을주민들은 심란하다.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또 환경용수 공급의 목적이라면 어떤가? 100만 톤을 저장하고 현재 의림지천과 하소천에 하루 3000톤의 물을 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천의 생명은 흐르는 물이다. 그러나 두 하천의 취약점은 평소의 유량이 부족하고 갈수 시에는 건천화가 가속되는 것이다. 하지만 수십억이 들어가는 자연형 생태하천 공사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였다. 때문에 농어촌공사가 비룡담 증축을 통하여 유량을 공급하겠다는 사려 깊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크게 감동받는 표정들이 아니다.

비룡담의 하부를 3m만 준설해도 10만톤 이상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하니 준설을 확대하고 1~2단계의 수문공사만으로도 적정한 유량을 흘려보낼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위험한 증축공사를 강행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제당을 3m 증축하고 물을 100만t 저장하는 공사계획이 아니라면 90억을 제천에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이렇게 몇몇 기관단체를 찾아 조용한 설명회를 할 것이 아니라 시민공청회를 갖고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90억원을 앞세워 수자원확보니, 환경용수확보니 어울리지 않는 이유로 시민 삶의 질과 정서를 흔드는 것은 우롱에 불과하다. 비룡담과 의림지에 깃든 역사성과 상징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제천시민에게 차지하는 정서적 공간적 의미는 실로 가치를 환산하기 힘든 것이다. 배려와 선심을 가장한 위험한 정책을 접고 진정한 지역발전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정책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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