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까지 흘러들어간 석면
4대강 사업까지 흘러들어간 석면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25 2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색칼럼
김진우 <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제천시 수산면 일대 폐석면광산 인근의 채석장에서 생산돼 제천의 한 하천정비 사업과 4대강사업 등 관급공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석재에 발암물질인 트레몰라이트 석면원석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돼 사회적 문제가 됐다.

지난 8일과 10일 제천시 '한강살리기 15공구' 옥순봉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지역과,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 평동소하천 수해복구공사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분석결과 각섬석계열의 트레몰라이트 석면(Tremolite Asbestos)이 검출됐다.

12일에는 4대강 살리기 한강8공구(충주2지구) 사업현장에서도 석면에 오염된 석재를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이곳은 4대강사업 본류인 남한강 현장으로 수도권 상수원 식수오염이 우려되는 곳으로 채취한 시료 20개 중 16개가 석면으로 확인됐다.

제천과 충주의 4대강사업 현장 곳곳에서 석면오염 석재가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실이 연이어 확인되면서 2000만 수도권 시민들의 한강상수원에 어떻게 1급 발암물질인 석면자재가 들어올 수 있었는지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다. 더구나 국가로부터 2009년 1월 1일부터 모든 석면의 제조, 수입, 양도, 제공 또는 사용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마당에.

문제는 이미 환경단체와 언론에서 지난 2009년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이 채석장의 가동으로 인한 문제를 지적한 바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업체는 가동했고 결국 4대강 사업까지 석면석재의 납품이 이뤄졌던 것이다.

이러한 사태로 확산되기까지에는 무엇보다 제천시와 중앙부처들의 방임이 가장 크다.

2009년 당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동안 이 일대 주민들의 건강상 특이 사항이 없어 향후 안전할 것으로 예측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등 이 사안을 덮기에만 급급했다.

당시 교과부의 대응도 한심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운동장과 조경석에서 석면이 검출된 수산의 한 학교의 대안으로 들고 나온 것이 놀랍게도 유해성 논란이 되고 있는 인조잔디를 전 운동장에 깐다는 것이었다. 인조잔디의 유해성은 둘째치고라도 석면오염 토양의 안정화 처리에 대한 고민 없이 단지 인조잔디만 덮어씌운다고 석면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는지 지금도 되묻고 싶다.

마을 전체가 오염으로 밝혀진 상황에서 아이들이 학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논의조차 없었다.

환경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주민들부터 석면피해가 입증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법타령에 앞으로 전국 석면광맥에 대한 지질도를 만든다든지 석면광산의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만 밝힐 뿐이었다.

이렇게 지자체와 중앙부처가 책임을 방기하는 사이에 애꿎은 주민들만 고통 받고 있다.

하지만 석면문제는 쉬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이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적극적이어야 할 지자체는 이미지 개선 타령이나 언론보도 자제요청 대신에 주민과 함께 이 문제의 심각성을 배우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 석면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