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마로니에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5.11 2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충북도청 정문 앞 가로수에 꽃이 피었습니다. 마로니에(marronnier)는 칠엽수과의 갈잎큰키나무로서 잎은 마주 나고 손꼴겹잎을 이루며 오뉴월에 대형의 원추 꽃차례로 100~300개의 꽃이 피고 열매는 공 모양이며 겉에 가시가 있습니다. 세계 4대 가로수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데 가로수뿐만 아니라 정원수로도 세계 각지에서 재배된다고 합니다.

서양칠엽수는 발칸반도가 원산지이고, 국내에는 일본이 원산인 칠엽수가 많이 심어졌다는데, 정확한 품종이나 원산지는 모르겠고, 아마도 7~8년 전쯤 가로수 갱신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서양에서는 원산지보다도 파리의 마로니에가 유명하죠. 몽마르뜨 언덕의 마로니에 가로수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럽의 화가며 문인을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이 항상 이 언덕에 모여 그림을 그리며 문학을 이야기하고, 그러다 보니 줄지어 서 있는 이 싱그러운 나무들이 자연히 그들의 예술 소재로 수없이 등장하게 되고 어느새 낭만주의 문화의 상징이 된 것이지요. 국내에서는 서울 동샥┸ 마로니에공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료를 보니 1929년 4월 5일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대 때 심었고, 광복 이후 어려운 조국?을 위해 고뇌하는 젊은이들과 청춘을 함께했으며, 1975년 서울대가 관악 캠퍼스로 옮긴 후 마로니에공원이 생기면서부터는 대학로 문화마당의 상징수가 되었다고 돼 있습니다.

어쩌면 청주에도 마로니에공원처럼 낭만어린 문화공간이 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언젠가 충북개발연구원에서 충북도청을 둘러싼 울타리를 철거하고 도청공원을 개방하자는 내용의 세미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냥 흐지부지 돼 버린 것이 아쉽습니다.

아직 그 발상이 유효하다면, 담장을 철거하여 아름다운 마로니에 가로수와 연결되게 하고 중앙초등학교와 당산으로 연결되는 녹지축을 조성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지금 도청 앞 마로니에가 다 자라면 그 키가 25미터쯤 될 것이니 도청공원의 나무들과 잘 어울릴 것입니다. 더불어 곧 피어날 도청공원 연못가의 수선화도 꽃말과 함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지 않겠습니까.

바야흐로 선거철입니다. 후보자마다 유권자들을 잘살게 해주겠다며 표를 달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생각 나름이겠으나 너도 나도 돈, 돈, 하며 지나치게 경제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도지사가, 시장이, 군수가, 무슨 수로 모든 주민들을 다 잘살게 호주머니를 채워주겠습니까. 그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며 주민들의 생각을 헤아려서 정책을 펼쳐가는 것이 진정 주권자인 도민을, 시민을, 군민을, 위하고 잘살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하기에 2010 충북유권자희망연대는, 민선5기 지방자치 혁신의 첫 번째 과제로 "단절된 민관협력을 복원하고 주민의 의견이 정책결정과정에 폭넓게 반영되는 '거버넌스형 자치정부'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첫손가락에 꼽았습니다.

지방자치의 기본 정신은 시민의 참여와 자치에 있으나 현 지방정부는 단체장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과 불도저식 집행으로 시민은 주체가 아닌 관객으로 전락하였다는 지적입니다. 단체장의 제왕적 권력에 대한 시민사회의 참여와 통제가 부재한 가운데 각종 불법과 비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체장의 독선 독주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만은 제대로 뽑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마로니에와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을 누가 책임질지 말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