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의 마스터즈 우승
필 미켈슨의 마스터즈 우승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0.04.1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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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편집부국장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C.C에서 한국시간으로 12일 막을 내린 제74회 마스터즈대회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다.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마스터즈대회는 항상 숱한 화제를 뿌린다. 그러나 이번 대회만큼 골프 마니아는 물론 일반인들도 관심이 많았던 적은 드물었던 것 같다.

이유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복귀전이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파트너로 '탱크' 최경주가 등장하면서 한국 팬들은 4라운드 내내 TV중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5개월 만에 컴백무대를 가진 우즈는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최경주도 우즈와 함께 공동 4위로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최경주의 생애 첫 마스터즈 우승도전은 아쉽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라이언' 앤서니 김이 12언더파 276타로 단독 3위를 기록했다.

'바람의 아들' 양용은은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공동 8위에 올라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들이 다른 대회도 아닌 마스터즈에서 무려 3명이나 톱 10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었다. 이제 LPGA뿐 아니라 PGA에서도 한국선수들의 가능성이 충분히 점쳐지는 대목이었다.

이런 의미 부여에도 불구하고 초점은 '그린 재킷'의 주인공 필 미켈슨에게 맞춰졌다.

4라운드를 단독 2위로 시작한 미켈슨은 후반 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과시하며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총상금 750만달러 가운데 미켈슨은 우승 상금으로 135만달러(약 15억원)을 가져가게 됐다.

우승 그 자체도 이야깃거리였지만, 마지막홀을 마친 뒤 아내 에이미와의 진한 포옹은 가슴 찡하게 만들었다.'영원한 2인자' 필 미켈슨은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마스터스에서 통산 세 번째 그린 재킷을 입게 된 기쁨보다도 그간 병마와 싸워온 아내 에이미에게 희망을 선물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유방암 판정을 받고 투병해온 에이미는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코스에 직접 나와 미켈슨을 응원했다.

미켈슨은 우승을 확정한 뒤 아내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들은 눈물의 키스를 나누며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했다. 이들 곁에는 지난해 7월 며느리와 똑같이 유방암에 걸린 어머니 메리도 자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갤러리는 이들 가족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미켈슨의 아내 사랑은 각별하다. 지난해 아내의 유방암 소식을 듣자마자 투어 중단을 선언했고, 2003년에는 아내의 출산이 임박하자 '제5의 메이저 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미켈슨 부부는 지난 1996년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가정을 지키지 못하고 온갖 염문을 뿌리고 복귀한 우즈. 고난을 극복해내며 부인과 뜨거운 포옹을 한 미켈슨의 모습이 한 화면에 오버랩 되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기회가 됐다.

그래서인지 이번 마스터즈대회에 어울리는 문구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었던 것 같다.

한국사회는 요즘 선거의 계절을 맞고 있다. 13일로 지방선거가 D-50일 코앞에 다가왔다.

플래카드 크기 제한이 없어지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각종 아이디어 현수막이 도심건물에 넘쳐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후보자와 부인이 다정하게 걸린 그림이었다.

개나리 피고 벚꽃이 만개하는 계절이다. 그리고 가정의 달도 얼마남지 않았다.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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