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가 출마한다고?
이완구가 출마한다고?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0.03.11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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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부국장 <천안>
6.2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금, 충남 지역 정가의 최고 관심사는 단연 도지사 선거전의 향배다.

각 당의 수 싸움이 물밑에서 전개되고 있고, 세간의 이목도 각 당과 후보들의 움직임에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빅2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후보군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미 민주당의 안희정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내던졌고, 진보신당에선 이용길 부대표, 자유선진당에서는 최근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마를 선언했다. 박상돈 국회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정작 조용한 건 한나라당이다. 이완구 전 지사의 사퇴와 불출마 선언으로 의도하지 않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과거에는 '흥행 경선'이라는 이벤트를 벌이고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말이다. 아직 어떤 인물을 내놓을지도 채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완구 전 지사의 출마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정가에선 벌써 측근들이 출마에 대비해 세 불리기 운동에 나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호사가들은 벌써 세종시 수정안의 철회 내지는 타협을 전제로 이 전 지사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언론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언론들은 도지사 선거 여론조사를 하면서 빠짐없이 그를 후보군에 넣고 있다. 결과도 항상 그가 1위다. 어떤 지역 언론은 그의 출마의 정당성에 대한 조사도 벌였다. (결과는 찬성이 72%, 반대가 12%로 나왔고 이는 그대로 신문지상에 발표됐다.)

여기서 묻고 싶다. 과연 이 전 지사가 출마해도 되는가.

그는 지난해 말 세종시 수정안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반발, 과감히 사표를 내던졌다. 그러면서 올해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파장도 컸다. 도정 공백이 4개월여나 이어지고 있다. 직무대행 체제로 그런대로 넘어가고 있다지만 아무래도 그가 자리를 지킨 것만 할까. 말도 많았다. 그는 한나라당을 탈당하진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탈당을 하고 도백으로서 도민들을 지키며 함께 싸웠어야 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의 사퇴 결정을 무조건 폄하하긴 싫다. 실제 그의 '용단'을 진정한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 들리는 그의 출마설은 불쾌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지금 효율을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뛰어넘고도 남을 '신뢰'라는 아주 소중한 가치를 지켜야 한다."

세종시 원안을 효용성이라는 반대 명분으로 뒤집은 총리실과 청와대를 겨냥한 말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말대로 국민과의 약속이 잘못된 정책을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리라. (물론 세종시 원안이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진 말자.)

그러면 그의 불출마 선언은 어떻게 되는가. 그가 몸담고 있는 당의 이해에 따라, 또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었던 공약(空約)이었던가. 그의 행보도 아리송하다. 언론에서 최근 한 달여간 연방 그의 출마설이 보도되는데도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직에 몸담고 있던 그의 추종자들이 선거운동을 위해 사표를 냈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온다. 인터넷에서는 아직도 그의 홈페이지가 여전히 충남도지사실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그의 속내가 더욱 궁금하다. 그의 불출마 선언은 철회할 수 있는 '약속'이었던가. 당이나 지지자들의 부름이 있다면 파기해도 좋은 것일까. 이젠 시원하게 (불출마) 약속 이행 여부를 밝힐 때가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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