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로 추앙된 성정대
열사로 추앙된 성정대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3.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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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수홍 부국장<태안·서산>
3년전 전세계적으로 사상 초유의 태안 기름사고는 이제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아직도 이렇다할 피해보상이나 배상이 이뤄지지 않아 바다가 생업의 터전인 어민들은 더 깊은 고통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말이다.

보상이나 배상 지연에 따른 더 큰 피해는 막막한 생계를 걱정하던 주민들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기름폭탄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태안지역 해안가 주민들은 요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6일 기름사고 피해 보상과 배상을 위해 대책위원회를 꾸려가던 성정대 위원장이 앞이 보이질 않는 보상과 배상의 문제를 걱정하다 이를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목숨을 끊은 사람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고인이 된 그는 유서를 통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지인들에게 은혜를 갚지 못하고 죽음으로 대신하는 것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

그는 20세의 나이, 35년전 서산수협에 들어가 잔뼈가 굵었다. 서산 수협 최연소 상무도 지냈다. 어민들로부터 어민봉사상과 감사패 등도 받았다. 도지사와 장관상도 수상했다.

그동안 그는 어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풀어주는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온 태안지역 어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그런 존재였다.

그는 기름사고 해인 2007년 봄, 수협을 나와 전복 양식사업에 뛰어든다.

수억 원의 빚을 내 전복 양식사업에 뛰어든 그는 수확에 들어갈 즈음인 그해 12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양식장이 기름폭탄 맞으면서 망했다.

사고 발생 후 그는 충남지역 기름사고 피해주민들의 보상과 배상을 위해 전피해민대책원회를 만들어 피해민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주민들의 피해 배상과 보상문제에 대해 소걸음하는 정부와 국회를 찾아 다니는 데 맨앞에 섰다.

하다못해 태안 특별법 제정을 위해 초안에서부터 개정안까지 수차례의 국회청원 등 지금까지 그는 태안 기름사고 주민피해 최소화를 위해 눈물겨운 발품을 팔았다.

그랬던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처음 시작한 양식장 사업의 실패로 늘어나는 채무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배상과 보상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이런 걱정들은 하루하루의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게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목숨이라도 바쳐 주민들의 피해 배상과 보상의 물꼬가 트이기를 갈망한다고 했다.

가족에 대한 걱정도 뒤로 하고 온통 배상과 보상문제만을 유서에 남길 만큼 그는 태안 기름사고에 대한 배상과 보상에 목매했다.

태안군민 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는 주민들에 의해 열사로 추앙됐다.

태안 기름사고와 관련, 현재까지 주민들이 낸 피해 보상금 청구는 태안군 주민들만도 2조원에 달한다.

충남지역과 전라도지역 해안가 어민들까지는 3조5000억 원의 보상금이 청구된 상태다.

그런데 국제 유류피해기금 측의 배상금은 최종 6000억 원을 상회하고 있다.

또 서울 고등법원에서 판결한 삼성중공업 측의 책임제한 56억 원 등이 전부다.

그를 잘 아는 지인들과 사무실 직원들은 이같은 현실을 암담해 했다고 한다.

정부 또한 책임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는 데 대해 낙심이 컸다고 한다.

특히 삼성의 무책임한 태도에 마음의 상처가 컸다고 한다.

세인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태안 기름사고로 더 이상의 주민피해는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정부와 삼성, 국제유류피해기금 측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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