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
피겨퀸 김연아
  • 안병권 기자
  • 승인 2010.03.0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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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병권 부국장 <당진>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이전에 너무 일찍 만개했다." 일부 외신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1일 막을 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여왕'으로 등극하면서 막을 내렸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신기원을 이루는 놀라운 기록과 함께 한국 빙상 역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로 우뚝 서 온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이와 함께 쇼트 프로그램, 프리 스케이팅 합계 점수에서 모두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4대륙선수권, 세계선수권, 올림픽)의 위업도 달성했다.

피겨 연기 이후 김연아의 눈물이 대한민국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 눈물은 기쁨과 안도의 의미로 처음 울어본 것으로 자기 자신도 놀라웠다고 말할 정도였다.

말 그대로 금빛 영롱한 눈물을 흘린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시상대에 오른 김연아, 일본의 아사다 마오, 캐나다의 조애니 로세트 세 선수 모두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흘렸다.

김연아는 우승을 확신하기도 했지만 실수 없이 만족스러운 연기를 마쳤다는 의미가 강했다. 조애니 로세트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십분 살렸고 응원차 온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감정이 북받쳐 오른 것으로 보였다. 김연아의 라이벌로 일본에서 금메달에 가장 기대를 걸었던 아사다 마오. 경기를 마친 후 밝은 웃음도, 다른 두 선수처럼 눈물도 보이지 않았지만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기보다는 경기 성적과 결과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흘린 눈물로 비쳐졌다.

이를 두고 아사다 마오가 넘버 원이 되기 어렵다는 혹평이 나왔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실패했다고 보는 이유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 개인 기록도 세우고 선수로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기뻐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약관의 나이에 피겨 스케이팅 분야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뤄낸 김연아에 대해 벌써부터 올림픽 이후 어떤 행보를 어어갈지 관심이 높다.

일부에서는 이달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이후 프로로 전향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에 팬들은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어린 피겨 유망주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기까지 피겨여왕의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다.

머지않아 현역에서 은퇴해 프로로 전향한다면 당분간 김연아와 같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나오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스케이트보다는 운동화를 신을 때가 더 편하다는 김연아가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떨고 싶다는 소박한 꿈 이야기에 국민들은 그가 진정으로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연아의 위대함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빛을 발한다. 아사다 마오의 대역전극을 기대했던 일본인들은 노 골드로 끝나자 처음에는 심판 매수설 등으로 심기가 불편함을 드러내 사이버전쟁의 막이 오르는가 싶더니 곧 이성을 되찾아 김연아 연구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아사다 마오가 불행하게도() 김연아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고 씁쓰레 웃는 자조의 빛이 역력하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 행보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그와 함께 오랫동안 웃고, 감동하며, 행복을 노래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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