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의 나라 중국
공자(孔子)의 나라 중국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2.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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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문화평론가·전 언론인>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자리를 확고히 하며 미국과 당당하게 맞설 만큼 커진 나라 중국은 영화 '공자(孔子)-춘추전국시대'를 왜 만들었을까. 3백50억 원의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하면서 저우룬파(주윤발 周潤發)라는 중국출신 불세출의 배우가 주연으로 열연한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는 현대 중국영화의 특성 가운데 하나로 자리한 장대한 스펙터클을 어김없이 삽입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노나라를 중심 배경으로 삼고 있는 영화 '공자- 춘추전국시대'는 공자의 일대기를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 영화의 도입부는 당시의 풍습인 순장을 피해 달아난 노비 칠사궁을 구하면서 인(仁)을 바탕으로 당시 집권세력과 당당하게 맞서 권력을 쟁취하는 공자를 그렸다.

생매장될 위기에 놓여있던 노비 한 사람을 구해내는 것이 현재 중국이 처한 위치와 갑자기 부각된 중국 정부의 공자 신격화에 과연 얼마나 어우러질 수 있을 것인가. (당시 풍습을 고려한다면) 한낱 작은 일에 불과할 사건에 대의명분을 부여하는 과정은 중국식으로 표현한다면 인민에 대한 무궁한 애정과 관심, 혹은 생명존중의 전통으로 과대포장 된다.

상상하기 쉽지 않은 전략과 전술, 계략으로 경쟁 국가로부터의 위협을 떨쳐내고 왕권을 강화하는 데 성공하는 과정은 소수민족의 인권과 독립을 굳이 외면하려는 현재의 중국과 닮았다. 그리고 끝내 권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주유천하하는 공자의 시련은 예수의 그것과 상당히 흡사하게 비교되기도 한다.

마침내 책 수레를 이끌고 가던 길에 만나는 얼음 호수에서 깨어지는 얼음과 깊은 강물로 추락하는 책들, 그리고 그것을 구하기 위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드는 제자 안회의 모습이 숭고하게 담긴 영상은 오늘날의 중국과 어떻게 순치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미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현신한 공자와 3천명의 제자의 마스게임을 만난 바 있다.

중국 정권의 파수꾼인 인민해방군으로 꾸려진 3천명 공자의 제자들의 모습은 중국의 찬란한 문화적 전통을 세계 구석구석으로 알리는 데 손색이 없다.

당시 올림픽 개막식은 게다가 화약과 문자, 종이 등 세계3대 발명품을 통해 천명한 문명의 발상지로서의 중국적 가치관을 극대화시키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심지어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점화마저도 와이어에 매달린 논어 두루마리를 통해 초절정으로 만들면서 공자의 부활로 하늘을 뒤덮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왜 중국정부가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영화 '아바타'의 중국 내 상영을 억제하면서까지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를 만들었는지에 대해 눈치를 챌 수 있다.

이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를 통해 공자의 참모습이 중국의 인민들과 전 지구인에게 각인되었을까 하는 점은 확인할 수 없다.

얼음장을 깨고서라도 뛰어들어 챙긴 공자의 수많은 책들이 중국문화의 우월성을 천하에 과시하는 수단으로 여전히 공고한지 아니면 단순한 이념의 곡예가 될 것인지 또한 의문이다.

다만 무한반복이 가능한 영상매체를 통해 현대의 사람들은 얼마든지 세뇌될 수 있고, 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 개막식에서의 문명에 대한 모국(母國)임을 자처하는 행위는 인류에게 놀라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 우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매료돼 있으면서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쾌거에 퓨전(Fusion)이라는 문화적 현상을 말한다.

중국 산동성 곡부의 공자 묘에는 "위대한 완성자, 최고의 성인(聖人), 문화를 전파하는 왕"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영화의 끝 공자가 된 저우룬파(주윤발:周潤發)은 말한다. 춘추(春秋), 즉 역사를 잘 챙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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