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2.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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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신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 건립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이 줄줄 세고 있다. 2005년 9만1400여㎡ 부지에 1600억원(부지매입비 제외)을 들여 지은 지하 2층, 지상 16층의 용인시청은 호화청사의 원조이다.

인구 83만명으로 서울의 12분의 1인 용인시가 서울시청의 1.5배나 되는 신청사를 건립한 뒤 지자체의 호화 신축 붐이 이어졌다. 이 청사는 에너지소비가 지나치게 높아 에너지효율등급(1~5등급)에도 끼지 못하고 등외(等外)로 분류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2월 3일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 신축 논란과 관련해 해당 지자체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대상은 작년 말 3400여억원을 들여 청사를 신축한 경기도 성남시를 비롯해 최근 청사를 지은 12개 지자체와 현재 건설 중인 서울시청을 비롯한 12개 지자체를 포함하여 24곳이다.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지자체에는 엄중한 벌칙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작년 12월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 "지자체들의 신청사들을 뜯어 고쳐서라도 에너지효율을 높여야 한다"며 일부 지자체들의 호화청사 건설행태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청사를 건립 중인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이후에도 계획을 축소하거나 변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이들 지자체 관계자들을 모아 "청사를 검소하고 에너지효율을 높게 지어 달라"고 협조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 지자체들은 대부분 "공사 중에 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애로가 있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이 질책을 해도, 관련 중앙상급기관이 협조요청을 해도, 국민이 분노를 해도, 대부분 이들 지자체들의 독단적 행정행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경기도 안양시장의 독단적 행태는 참으로 한심하기까지 하다. 안양시장은 건립된 지 14년밖에 안 되는 현 청사를 철거하고 100층짜리 복합건물로 신청사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의 위험성과 무모성, 낭비성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자,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 시가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마련한 신청사 건립 사업이 호화청사로 비쳐져 안타깝다"며 중단없이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공공건물을 건립하는 것은 자신들의 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들 자치단체장들이 자신의 개인건물을 짓는 것이라면 이렇게 무모하고 낭비가 많은 사업을 할 수 있겠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고, 세금을 납부할 국민들도 감소하고 있는데, 이렇게 엄청난 규모에다가, 에너지 비효율까지 높은 공공건물을 건립한다는 것은 대단히 무모한 짓이다.

더구나 미래에 인구는 줄어들고, 전자결제시대가 도래하게 되면, 현재보다도 공공건물을 줄여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미래의 20년, 30년, 50년 후에 우리 후배들이, 우리 후손들이 이러한 대규모의 호화공공건물을 건립한 당시의 자치단체장들에게 얼마나 혹독한 평가가 내려질 것인가가 두렵지도 않은가 국민의 세금을 무모하게 낭비한 죄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다가오는 6·2 지방선거에서는 당장의 업적만을 생각하고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또한 낭비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엄중한 심판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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