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好事多魔)와 고진감래(苦盡甘來)
호사다마(好事多魔)와 고진감래(苦盡甘來)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2.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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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이수한 <청원군 노인복지관관장 신부>
'호사다마'란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많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입니다. 좋은 일 후에는 꼭 나쁜 일이 생긴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좋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견뎌내야 한다는 의미가 더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즉 어떤 좋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만한 희생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성탄을 준비하며 4주간의 대림시기를 보냅니다. 대림이란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린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죄에 대한 회개와 보속과 자선 등의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하는 기다림이 대림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사실 기다린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즐거운 일이며 소망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기다린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다 기쁨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기다림에는 반드시 자기희생을 통한 준비가 필요한 것입니다. 즉 좋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과정 안에서 겪어야 할 어려움들을 극복해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과정의 어려움은 생략한 채 그 열매만을 추구하곤 합니다.

자신의 어려운 가정생활을 비관하는 한 부인이 있었습니다. 신앙인이었던 그녀는 하느님께 빨리 천국에 가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그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던지 하느님이 꿈에 나타나 그 소원을 들어주시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몇 가지 제안을 하셨는데 먼저 집이 너무 지저분한 것 같은데 3일의 시간을 줄 터이니 집 안을 청소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죽으면서까지 이웃으로부터 게으르다는 욕을 먹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3일후에 다시 오신 하느님은 이번에는 자녀들이 좋은 어머니로 기억할 수 있도록 3일 동안 잘 돌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3일후에 다시 오신 하느님은 이번에는 남편이 좋은 아내로 기억하도록 3일 동안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했습니다. 그 후 다시 나타나신 하느님은 이제 네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함께 천국으로 가자고 하셨답니다. 부인이 주변을 둘러보니 깨끗한 집 안에, 아이들의 웃음, 행복해하는 남편의 모습이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어느새 천국으로 변한 가정을 보면서 그 부인의 마음이 달라진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천국은 아무런 노력도 없이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가 자기희생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한 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년에는 이 어려움을 다 극복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의 삶의 자리를 천국으로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때 내년에는 고진감래(苦盡甘來)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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