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야 할 삶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삶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2.0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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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이수한 <청원군 노인복지관 관장·신부>
세상의 모든 물질을 두 가지로 나눈다면 유기체와 무기체, 혹은 생명체와 비생명체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기체와 무기체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가장 명료한 대답은 신진대사를 통해 성장 발전하는가, 못 하는가라 할 것입니다.

신진대사라 함은 묵은 것이 없어지고 대신 새 것이 생긴다는 말이지만, 생물이 섭취한 영양 물질을 변화시켜 자체를 구성하거나 생활 활동의 에너지원으로서 불필요한 생성물을 배출하는 등 생물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변동 전체를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식물이나 곤충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식물을 삼등분하면 뿌리, 줄기, 잎으로 구성됩니다. 곤충 역시 삼등분하면 머리, 가슴, 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생물시험에 이 문제를 내고 3칸을 채우라고 했더니 '죽·는·다'라고 답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즉, 식물이나 곤충이나 유기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결코 삼등분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식물은 뿌리와 줄기와 잎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뿌리는 온갖 양분과 물을 줄기를 통해 입까지 전달합니다. 뿌리를 통해 들어오는 양분은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양분이나 물이 줄기를 통해 온 나무에 퍼지게 되면 나무 자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되고, 에너지가 됩니다. 또한 잎은 함유된 염록소를 이용해 빛을 받아들여 탄수화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줄기를 통해 다시금 뿌리에까지 전달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줄기가 없으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뿌리나 줄기나 잎 중 그 어느 하나라도 병이 들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그 나무는 말라죽고 말게 되는 것입니다. 신진대사를 잘 이루는 건강한 나무는 잘 성장하고 꽃도 피고 열매도 맺게 되며 이를 통해 자신들의 2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인간 공동체 역시 신진대사가 있어 성장 발전하기 때문에 유기체라 할 수 있습니다. 식물이 뿌리와 줄기와 잎으로 구성되어 있듯이 우리 인간 공동체도 여러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는 것입니다. 이 구성원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일이 있으며, 이 일을 통해 서로에게 서로를 내어주고 이 일을 통해 나날이 발전하며 성장해 간다 하겠습니다. 만일 사회의 구성원들 중에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그만큼 사회는 병들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 나가지 못하면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대신 해야만 합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대신한다는 말이 있지만 아무리 잇몸이 이의 역할을 한다 해도 이로 씹는 것만은 못할 것입니다. 어쨌든 구성원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대신해야 하며 그렇게 될 때 세상은 그만큼 더 불편하게 되는 것입니다. 있다 해도 내 자리를 나만큼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회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갑니다.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사람인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가정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가 사람인 것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장관이, 공무원이, 전문가가, 아니 모든 국민이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통해 서로에게 봉사하는 아름답고 건강한 세상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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