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예술제 '그들만의 잔치'
청풍명월예술제 '그들만의 잔치'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11.2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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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은 개막식·썰렁한 전시장… 주제 '생동' 무색
▲ 22일 주말임에도 청풍명월예술제 전시행사가 열리고 있는 청주문화원이 썰렁한 모습이다. /유현덕기자
충북예술인들의 축제로 펼쳐지고 있는 '청풍명월예술제'가 도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예술제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한 일부 예술인들만의 잔치로 치러지고 있어 예술제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충북예총이 주관하고 10개 도내 각 예술협회가 펼치고 있는 청풍예술제는 올해 '생동'을 주제로 약 15일간 청주시를 비롯한 도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생동'이라는 주제가 무색할 정도로 김빠진 행사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전시에 들어간 재경작가 특별초대전과 충북공예가회원전 등은 22일 휴일임에도 전시장은 썰렁한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청주시민회관에서 열린 청풍명월예술제 개막식은 객석 중앙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텅빈 채 진행돼 예술제의 열기를 느낄 수 없었다.

또 현 문상욱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청풍명월제는 도내 기관·단체장들의 인사말과 축사를 대신해 다음 공연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관객 배려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짜임새가 부족해 어줍은 개막식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충북예총은 충북예술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단체로 5000여명의 회원수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막상 행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회원들조차 찾지 않는 청풍명월예술제에 일반 도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낸다는 자체가 모순이며, 이 때문에 도민들의 무관심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주관하는 충북예총이 회원들만이라도 축제장으로 이끄는 흡인책이 요구됐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여 회원들의 권익을 도모하는 예술단체라는 명분이 무색함을 보여주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한 시민은 "개막식장의 여건이 좋지않아 찾아가기도 힘들었는데 개막 행사조차 볼 것이 없었다"며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충북 예술인들의 역량을 보여주기엔 부족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관계자는 "행사장에 관객이 없는 것이 신종인플루엔자의 영향이 있겠지만 회원조차 참여하지 않는 예술제라면 과연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도내에서 개최되는 모든 축제나 행사가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화예술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구태의연한 행사로는 문화의식이 높아진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 "지역문화 살리기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역량있는 문화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예술이 발산하는 축제나 예술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충북예총 관계자는 "예술제는 동원 인력이 거의 없는 행사인데다 올해는 신종인플루엔자와 공연장 공사로 관객의 참여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참신한 예술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내년에는 각 분과위원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2일 주말임에도 청풍명월예술제 전시행사가 열리고 있는 청주문화원이 썰렁한 모습이다. /유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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