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올림픽과 공업고교 육성
기능올림픽과 공업고교 육성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9.2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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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효겸 <전 충북도 부교육감 호서대 초빙교수>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가 16번째 우승을 달성하면서 기능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우리나라는 1967년 16회 대회 때부터 참가해 1977년 23회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그 이후 1993년과 2005년 두 차례만 준우승을 했고 나머지 대회에선 모두 우승했다. 이는 대단한 성과였다.

그러나 '슬픈 금메달'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터져 나왔다. 그 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역대 금메달리스트들이었다. 우리는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기저를 이룰 때 국제기능올림픽의 장래는 불을 보듯 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실업계 공고출신이라는 딱지가 현실에서는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데는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학력차별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경우보다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들어간 동료와 연봉 차이가 4천만 원 정도나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과부에서 20~30년 전부터 경제부처와 대기업 및 중소기업체 CEO들에게 강력하게 시정 건의한 내용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내용이다. 주요내용은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자와 4년제 대졸자와의 임금격차를 4년 이하로 좁혀달라는 건의였다. 이 내용은 국무회의에서까지 논의되곤 했었다. 그러나 시정은커녕 4년에서 8년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었다. 경제부처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그것에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것이 오늘날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4년제 대학을 선호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가 균형발전을 하려면 피라미드형의 인력구조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역피라미드식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인력양성구조면에서 큰 허점을 안고 있다. 전 산업분야에 걸쳐 기능 인력이 다수이고 그 위에 중간 전문기술인력이 있고, 그 위에 고급 과학기술인력이 있을 때 그 사회의 기능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기능 인력이 저변에 튼튼한 버팀목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반성할 것이 매우 많다. 국가적 측면에서는 첫째, 우리나라가 실제로 기능강국일까 의문을 갖는 부분이라 하겠다. 이는 기능인력저변확대에 의문이 있다는 말이다. 둘째, 실업계 고등학교를 경시하고 있다는 경향이다. 이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 대학이란 학력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실업계 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나 사람들의 인식을 바로 잡지 않는 한 우리나라가 기능강국의 자리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말이다. 넷째, 경제부처에서 대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이 기능인재를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급여체계를 하루속히 재조정하도록 적극 권고를 해야 한다. 다섯째, 실업계인 공고를 정부차원에서 적극 육성하고 이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장·단기 과제를 수립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말이다.

역대 정권에서 실업계고 육성을 외쳐왔다. 그러나 결국은 용두사미였다. 이번 정권에서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국고교 2300개중 공고는 200여개라고 한다. 이는 전체 중 8.7%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우리나라 장래를 위해서 공업고교의 사회적 문제점을 극복하고 육성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 특히 공업계 고교의 문제점 중 산업계와 연계부족, 대학진학선호에 의한 우수학생 기피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심층 있게 다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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