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과 감성과 영성
지능과 감성과 영성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9.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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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이수한 <신부>
IQ 즉 지능지수(知能指數)는 지적 능력을 수치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시험에 의해 산출되는 점수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너, 아이큐가 얼마야"라는 질문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를 묻는 질문이었을 것이고 대답 여하에 따라 아마도 천재나 둔재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큐(Intelligence Quotient)만 좋으면 인생의 성공이 보장된 듯 착각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지능지수보다는 감성지수가 삶에 있어서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서 IQ는 EQ(Emotion Quotient)라는 말에 묻혀버리고 맙니다.

감성지수의 창시자라는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인간의 총명함을 결정하는 것은 IQ가 아니라 EQ이며,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지능지수가 높은 것이 아니라 감성지수가 높다"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떤 학자는 "20세기를 IQ시대라고 한다면 이제 21세기는 EQ시대다"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얼마나 머리가 좋은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감성지수를 높일 수 있는지에 쏠리게 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IQ와 EQ에 대응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SQ(Spiritual Quotient) 즉 영성지수라는 표현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직 생소한 영성지수라는 말은 영국의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도너 조하 교수와 정신과 의사 이언 마셜이 처음 사용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의미와 가치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 창조적 지능을 측정하는 지수라고 합니다.

이들은 IQ나 EQ가 특정한 환경의 테두리 안에서 적절하게 행동하게 하는 일종의 적응 능력이라면, SQ는 그러한 규칙이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창조적 능력으로서 IQ와 EQ의 토대가 되기도 하는 인간 고유의 지능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SQ는 기존의 가치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적으로 발견하는 지능이기 때문에 IQ나 EQ가 나빠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SQ가 좋으면 탁월한 리더십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주변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적응하기 어려우면 그 환경조차 바꿀 수 있는 창조적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겪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해소하여 삶의 질을 높이려는 모든 노력들이 여기에 속한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복지학에서도 영성지수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 있게 다루고 있으며, 연구에 의하면 영성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결론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성이라는 말이 종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개념이기에 아직 비종교인들의 입장에서는 낯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성은 종교인들만의 전유물이 결코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누군가와 함께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함께 거닐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는 사람, 힘들 때는 누군가의 도움을 생각하고 좋을 때는 함께 기뻐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등은 영성적인 사람이며 그 정도에 따라 행복지수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하겠습니다.

영성지수가 높은 사람은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집착하지 않고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며, 나만의 행복을 고집하지 않고 그 행복을 타인과 나눌 줄 아는 사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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