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역사교과서 집필진에 바란다
새역사교과서 집필진에 바란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1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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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효겸 <전 충북도부교육감 호서대 초빙교수>
교육과학기술부 역사교과서 좌편향을 고친다는 목적으로 새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마련했다.

주요내용은 이렇다. 첫째,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로 이어지는 민족운동의 역사는 현재 헌법 전문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받고 있음을 지적한다.

둘째, 대한민국정부수립 부분을 대폭 보강해 대한민국정부가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계승하는 정통성 있는 국가라고 설명하도록 했다. 셋째, 유엔의 결의에 따라 총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유엔이 합법정부로 승인했다는 점을 강조하라고 제시하는 한편, 대한민국은 농지개혁을 추진하고 친일파 청산에 노력했다는 부분도 서술하도록 했다.

넷째, 6.25전쟁과 관련해 북한의 남침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 이승만정부가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에 기여한 긍정적인 부분과 독재화와 관련된 부정적인 면도 모두 서술하도록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 같은 집필기준을 새로 마련한 것은 최근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편향논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 교과서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정부수립의미를 축소하는 등 '좌파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특정 이념이나 역사관에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 입장에서 서술하도록 했다는 것이 이번 집필기준의 골간인 것이 아닌가 한다.

새역사교과서의 집필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출판사의 교과서에 대한 검정심사를 본격진행하게 된다. 검정을 통한 새역사교과서는 중학교 2학년과 고교 1학년은 2011년3월, 중 3학년은 2012년3월부터 사용하게 된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아무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새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각 출판사의 집필진들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문한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의 역사교과서는 국정교과서였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선진외국과 같이 검인정교과서로 변경했다. 국정교과서 일 때는 편집기준에 따른 집필진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정해서 하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의 일정기준에 반했을 때는 교과서 집필심사위원회에서 일부를 수정할 수 있는 절차가 있었다.

그러나 검인정교과서에 대해서는 출판사 중심으로 집필진을 선정해서 출판사에서 자체로 선정한 집필진이 서술한 내용을 종합해서 교과서 안이 확정된다. 이것이 일정기준에 부합하냐, 부합하지 않느냐가 검정통과 기준이 된다.

교육과학기술부 교과서 검인정 심사위원회에서는 각 출판사의 집필진이 서술한 내용을 제출받아 심사하게 된다. 이렇게 검인정된 교과서를 학교당국에서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교과서를 자율적으로 채택해서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새역사교과서를 집필하는 집필기준을 만들고 균형 잡힌 교과서 내용을 기술해 달라고 주문해도 교과서 출판사의 집필진 구성에 따라 취지 반영이 않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집필진을 구성하는 한편 선정된 집필진은 사명을 갖고 집필에 임해야 한다. 만의 하나라도 쟁점부분이 나온다면 새역사교과서 편집에 따른 이념적 논쟁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교과서는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바탕으로 사실대로 기술돼야 한다. 이유는 자라나는 세대들이 반드시 희망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미래의 비전이 제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잘된 역사는 긍지와 보람을 주게 되고, 잘못된 역사는 이것을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 앞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아무튼 이번에 참여하는 집필진들께서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집필에 임해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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