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 오늘 확인한다
'진인사대천명' 오늘 확인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1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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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중국 삼국시대에 적벽에서 위(魏)나라 조조가 오(吳)·촉(蜀)의 연합군과 전투를 벌인 적벽대전(赤壁大戰)은 삼국지를 읽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대목 중 하나다.

촉나라의 관우는 제갈 량으로부터 조조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관우는 화용도(華容道)에서 포위된 조조를 죽이지 않고 길을 내줘 달아나게 한다. 그래서 제갈 량은 관우를 참수하려 했으나 유비의 간청에 따라 참수하지 않았다.

이때 제갈 량은 유비에게 "천문을 보니 조조는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니므로 일전에 조조에게 은혜를 입었던 관우로 하여금 그 은혜를 갚으라고 화용도로 보냈다. 내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쓴다 할지라도 목숨은 하늘의 뜻에 달렸으니 하늘의 명을 기다려 따를 뿐이다(修人事待天命)"라고 말했다.

제갈 량의 '수인사대천명'에서 유래된 말이 우리가 흔히 쓰는 '진인사대천명'이다.

盡(다할 진)·人(사람 인)·事(일 사)·待(기다릴 대)·天(하늘 천)·命(명령할 명).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을 지닌 한자성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 후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으로 일을 성실히 하지 않으면서 요행을 바라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이다.

오후가 되면 '진인사대천명'의 결과가 나온다.

오는 2038년까지 5조6000억원이 투입돼 신약개발지원센터와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 100만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가 최종결정된다.

전국 10개 지자체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였다. 황금알거위로 불릴 정도로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가져다줄 초대형 프로젝트여서 유치경쟁은 그야말로 사생결단이었다.

그중에 충북 오송이 있다.

정부가 첨단의료복합단지 프로젝트를 발표할 당시에는 당연히 충북 오송이었다.

왜냐하면 국가가 지정한 대한민국 유일의 바이오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이미 수년전부터 조성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식약청 등 6개 국책기관·BT(biote

chnology)종합정보센터 등 6개 연구지원시설이 이전된다. LG생명과학, CJ제일제당 등 국내외 59개 제약회사가 입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는 단지 조성을 위한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어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또 선정과 동시에 착공이 가능한 인프라를 이미 구축하고 있는 곳이어서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의 최적지가 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부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선정을 공모로 결정하자 전국 지자체들이 모두 눈독을 들였다. 황금알거위에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최종선정에서는 사실상 2곳을 놓고 고민했을 거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선정위원들이 그야말로 객관적인 판단을 했다면 충북 오송을 택했을 것이다. 첨복단지는 대한민국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국가의 미래와도 연결되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입김 등으로 인해 국가 성장을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첨복단지를 동북아의 보건의료산업 허브로 키워나가고 그를 통해 국가성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정했다면 충북 오송이라는 것이다.

이는 바이오산업을 집약한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이미 수년전부터 조성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에 입각해서보면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의 풀이다.

그래서 '수인사대천명'을 말한 제갈 량의 마음으로 오늘 오후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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