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촌묵집 <청원군 남일면>
효자촌묵집 <청원군 남일면>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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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일기자의 '주말 맛기행'
더위에 지칠때 개운한 묵밥 한 그릇

묵 제조 19년째 전통방식 고수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식당가를 돌며 고르고 골라 찾은 집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모처럼의 외식 기분을 망친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두 번쯤 있다. 이럴 때 '맛집' 하나쯤을 꿰뚫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재산이다.

'효자촌묵집'(청원군 남일면 효촌리 247-1번지, 전화 043-297-3768)이 바로 알아두면 재산이 되는 곳.

이 음식점은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묵을 만드는 몇 안 되는 집이다. 맷돌의 역할을 방앗간에 내 준 것만 빼면, 묵밥 집을 시작한 19년 전과 어느 것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

낭창낭창 기다랗게 채 썬 묵에 신 김치, 김깻가루 얹어 육수 부어 내면 그만이니 만들기도 참 쉬워 보인다.

하지만 최천규 사장은(59·사진) 알고 보면 묵밥처럼 까다로운 음식이 또 없다고 말한다. 일단 제대로 된 재료 구하기가 힘들고, 전분을 뽑아 채에 거르고 묵을 만들기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수고가 절대 만만하지가 않다.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맛 볼 수 있는 묵은 웰빙음식 중에서도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라고 자신한다.

군데군데 물집이 잡힌 거친 손바닥에서 19년간의 경륜과 애정이 물씬 배여 나온다.

이 집에서 나오는 따뜻한 묵밥은 육수가 특히 일품이다. 술 마신 다음날 숙취 해소로는 그만인 도토리 묵밥과 함께 육수는 냉면육수와 흡사하나 김치가 들어가 개운한 맛을 내고 있는 냉묵밥은 무더운 여름날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준다.

묵밥을 입에 넣는 순간 혀에 닿는 감촉, 그리고 특유의 쌉쌀한 맛이 또한 매력적.

또한 천연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아 묵은 묵대로 함께 들어간 고명들의 맛이 살아 있으면서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게다가 한동안 잊고 있던 향토음식을 통해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은 이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덤이다.

최 사장은 "도토리는 소화가 잘되며 모세혈관과 위, 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수분 함량이 많아 쉽게 포만감을 주는 반면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많이 이용되는 건강식품" 이라며 "먹고 돌아서면 왠지 허전하면서도, 영양이 차고 넘쳐 병이 나는 현대인에게는 오히려 약이 된다"고 말한다.

또 이 집에서 제공하는 보리밥, 해물파전, 닭오리백숙 등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정을 나누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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