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명예도민(?) 노무현님!
충북의 명예도민(?) 노무현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2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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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前 대통령을 추모하며
국회의원 이시종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
   노무현 대통령님!

우리 충북도민은 당신께서 홀연히 떠나가신 것을 누구보다 더 애석해하고 통곡합니다. 그것은 생전에 당신께서 누구보다 충북을 더 사랑하셨고, 충북도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셨고 충북발전에 큰틀을 놓아주셨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충북도민 여러분!

노무현 대통령님께서는 우리 충북발전에 초석이 될 8대 기틀사업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먼저 2003년 대통령직에 부임하시자마자, 청남대를 충북에 돌려주셨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청남대 건물을 돌려주신 게 아니라 오랫동안 묶여있던 대청호를 풀어주시고 충북인의 자존심을 세워주신 겁니다. 그리고 행정수도 이전이 헌재에 의해 좌절되자 당신께서는 이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름을 바꿔 충청인과의 약속을 끝내 이행하셨고,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는 충청권에는 애시당초 배제했던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도 계획을 바꿔가면서까지 충북에 선물하셨습니다.

국민의정부 시절 이미 천안역으로 결정된 호남고속철도분기역을 호남권·충남권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직 균형발전을 이유로 오송역으로 변경하시고, 이미 경기도 이천으로 사실상 결정되어 발표직전에 있던 하이닉스 공장 증축을 1천2백만 경기도민들의 삭발 반대투쟁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석상에서 청주로 전격 바꿔주셨습니다. 또한 충청고속도로를 4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하시고, 타당성이 전혀 없는 여주~충주~문경간 철도사업을 국가예산에 책정해주셨는데, 이러한 일련의 결단들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통령님의 철학을 넘어 충북에 대한 진한 애정의 표현이었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님!

그런데 당시 우리 충북도민들은 대통령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이러한 엄청난 사업들이 저절로, 당연히 돼야하는 것으로만 알고 바보같이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했습니다. 오히려 남들 따라 당신을 비아냥하며 욕하곤 했습지요.

그러다 당신께서 대통령직을 물러나고 세상이 뒤바뀌자 그제서야 우리 도민들은 당신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남다른 충북사랑을 뒤늦게 깨닫고서야 후회하기 시작했고, 당신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온통 통곡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충북 방방곡곡에서는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한 죄책감에 회한의 눈물이 바다를 이루고 있답니다.

대통령 노무현님!

그런데 당신께서 충북발전을 위해 쌓으신 초석들이 요즘 하나씩 하나씩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특별자치시라는 이름조차 아직 호적에 올리지 못한 채 사생아로 나뒹굴고 있고, 혁신도시·기업도시는 느닷없이 나타난 수도권규제철폐라는 거대한 괴물에 의해 한입에 잡혀 먹힐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대통령 시절, 국가균형발전의 최대 수혜자였던 우리 충북이, 지금은 수도권규제철폐의 최대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충북은 엄청나게 설움받아 소리 내어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충북을 남달리 사랑했던 노무현님!

당신께서는 대통령직을 떠나셨어도, 살아계신다는 것만으로도 충북인들에겐 의지할 큰 기둥이셨는데, 갑자기 떠나시니 우리는 정말 외로워졌습니다. 망망대해에서 홀로 서 있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이라도 당신을 다시 불러봅니다. 노무현, 노무현, 노무현이라고. 그리고 늦었지만 사죄하는 뜻에서 당신을 사랑하고 추모하는 모든 충북인들의 이름으로 감히 당신을 명예도민()으로 추서하고 싶나이다.

충북인 故 노무현님이시어!

당신께서 충북발전에 뿌린 씨앗들이 설령 만고풍상의 시련이 있다한들 결코 헛되지 않도록 저희들이 뒤끝까지 지켜내겠사오니 걱정 마시고 더 좋은 세상에서 편히 영면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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