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사랑한다면 가정교육이 바로서야 한다
자녀를 사랑한다면 가정교육이 바로서야 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0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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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문정훈 <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장>
문정훈 <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장>

봄은 겨우내 잔뜩 웅크렸던 대지와 앙상한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며 연초록의 향연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행복하고 풍성하게 만든다. 봄은 사계절의 처음을 시작한다. 마치 우리내 인생의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듯 마냥 활기차고 푸릇푸릇 싱그러움이 물씬 풍기는 계절이다.

우리의 미래이자 국가의 미래주역인 어린이들이 맑고 바르게, 슬기롭고 씩씩하게 성장하며, 봄의 싱그러움과 활기찬 모습처럼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국가에서는 매년 5월5일을 법정 공휴일로 제정했다. 3·1운동 이후 어린이들에게 민족의식을 불어넣고자 하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해 1923년 5월1일에 색동회를 중심으로 소파 방정환 외 8명이 어린이날을 공포하고 기념행사를 치름으로써 어린이날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현재 그 역사를 계승하고 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던 나는 어린이날 하면 부모님을 따라 김밥을 싸들고 가까운 유원지나 산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두어 번 정도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그 외에는 친구들과 어린이날 특별 용돈을 받아 산 과자 한 봉지씩을 들고 산이나 물가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았던 기억이 나곤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러했듯이 속정은 깊었지만 표현을 잘 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요즘은 여러모로 시대도 바뀌었고 부모들의 관심과 사랑도 적극적이어서 평상시에도 전국이 들썩거릴 정도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 정성이며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당연한 일일 것이다. 취학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학군 좋은 곳에서 공부하길 바라고, 공부 잘하고 가정환경이 좋은 모범생 친구를 사귀기를 선호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들은 친구와 사귀는 기준이 학업성적, 부모 직업, 아파트 평수 등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에는 부모들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어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초등학생을 둔 한 학부모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이가 자기 반에 할머니와 함께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친구가 있는데 평소 준비물도 잘 준비해 오지 않고 공부도 잘 하지 못해 반 아이들 대부분이 그 친구와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가끔 아이와 함께 찾아가 할머니와 얘기도 하고 아이 준비물이나 숙제 등을 보살펴 주었더니 그 후론 아이가 그 친구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으며, 가끔 집에도 데려와 놀기도 하고 몸도 마음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그 학부모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가정교육은 물론이고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그 마음의 넉넉함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를 잘하길 원하지만 배려심과 사랑을 갖춘 성숙된 인간이 되길 원하는 것 같진 않다. 그래서인지 가정교육에도 그런 부분들이 많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머리만 똑똑하고 심장에 영혼이 없는 인간이 된다면 그 미래는 과연 밝을 수 있을까.

우등생만을 양육하는 정부의 교육정책 속에서 우리는 이제 자녀의 교육을 학교와 학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아무리 먹고 살기 바쁘더라도 스스로 무엇이 자녀교육에 있어서 중요한지 생각하고 실천할 때인 것이다.

진정 자녀를 사랑한다면 부모들의 솔선수범이 전제한 올바른 가정교육이 바로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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