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희 훈 <대전지방기상청장>

바람이 불면 왜 기온이 더 내려간 것처럼 느껴질까

바람은 공기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따뜻한 공기는 찬 공기보다 가벼우므로 따뜻한 공기가 상승한 그 자리엔 찬 공기가 흘러들어 메우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기온과 기압의 차이가 있는 곳에는 어디서나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 때 훨씬 추위를 느끼는 것은 오직 동물뿐이다. 온도계는 바람 부는 곳에 두어도 전혀 온도가 변하지 않는다. 이유가 무얼까

그것은 우리 체온에 의해서 더워진 공기가 바람 부는 날에는 찬 공기와 빨리 교체돼 우리 몸으로부터 많은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몸은 끊임없이 공기 중으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있어 그때마다 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열은 우리 몸에서 나 몸에 닿아 있는 공기층으로부터 얻게 된다.

그런데 만일 바람이 불지 않으면 우리 몸에서 나온 수증기에 의해 주위 공기가 포화되는데, 포화되면 될수록 증발은 어려워지고 따라서 우리 몸이나 주위로부터 열을 빼앗아 갈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같은 온도에도 바람 부는 날이 그만큼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