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우시장
새해 첫 우시장
  • 유현덕 기자
  • 승인 2009.01.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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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축년 새벽을 여는 옥천 우시장, 개장과 함께 우시장은 소울음 소리와 흥정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유현덕기자
▲ 개장을 기다리는 농민과 상인들이 새벽추위를 피하려 삼삼오오 모닥불을 쬐고 있다.
▲ 한 농민이 자신이 키운 소를 끌고 우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소를 실은 트럭들이 개장 전부터 긴 줄을 만들고 있다.
▲ 송아지들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유현덕기자
▲ 목돈을 받아든 농민이 브루셀라 예방접종 확인서를 넘기면 소는 새주인을 맞는다.
▲ 우시장에 팔려 나온 송아지는 주인과 상인의 거래를 묵묵히 바라만 볼 뿐이다.
▲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소를 실은 트럭들이 개장 전부터 긴 줄을 만들고 있다.
▲ 농민은 조금이라도 더 값을 올리려 상인들에게 자신의 소를 한꼇 추켜세운다.
▲ 상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가 몸무게를 측정하려 대형 저울에 서있다.
 

2009년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5일 옥천 우시장도 올해 첫 개장을 하고 새벽부터 활기찬 출발을 했다. 이날 새벽 4시 하나 둘씩 소를 끌고 온 차량들로 우시장 앞은 긴 줄을 만들었다.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은 한 켠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개장을 기다리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야기의 내용은 주로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사료값 상승, 송아지값 폭락 등이다. 너도 나도 한마디씩 거든다. “사료값이 너무 올라 이제 이 점점 못하겠어”, “송아지 값이 반토막이여 ” 등등. 생구라해서 식구처럼 여기고 키웠던 소를 장에 내다 팔 수밖에 없는 촌로는 이야기 말미에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그래도 소 팔아 자식들 대학 공부에 장가도 보내고…고마운 놈들이지”하며 깊은 한숨과 함께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이날 보은과 영동, 멀게는 경북 영천에서까지 주인 따라 우시장에 나온 소는 250여마리.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시장은 바빠진다. 중매인의 흥정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농민과 한 푼이라도 깎아보려는 상인들로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그쯤되자 주인의 맘을 아는지 소도 크게 한번 울어 준다. 소 울음소리가 점점 잦아들면서 동이 틀 무렵이면 목돈을 손에 든 농민들과 상인들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국밥집으로 향한다. 기축년 첫 우시장이 폐장하는 것이다./유현덕기자27950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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