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평범의 선각자 청암·석정 선생
위대한 평범의 선각자 청암·석정 선생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0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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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 신 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내일 11월7일, 학교법인 청석학원 설립자인 청암 김원근, 석정 김영근 선생의 추도식을 거행한다. 이 두 선생은 일제강점기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번 거대한 돈을 오로지 교육구국(敎育救國), 즉 젊은이를 가르치어, 빼앗긴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학교를 설립했다. 3·1운동 후, 일제에 의해 민족말살정책이 실시되던 1924년 대성보통학교 설립을 시작으로 두 형제는 육영의 인생을 시작했다.

나라 잃은 설움을 마음속에 담고 있던 두 선생은 "늦더라도 나라를 찾는 가장 빠른 길은 교육이다"라 생각하고 학교설립을 구상했다. 당시 일제는 학교설립에 있어서 온갖 방해공작을 자행했지만 선생은 이를 극복하고 대성보통학교를 설립했다. 그리고 학생전원에게 등록금을 받지 않았다. 이와 같은 무상교육으로 실력있는 학생들이 이 학교로 몰려오자 일제는 이를 그대로 두지 않고 방해공작을 폈지만 선생은 이에 굴하지 않고 지기를 발휘하여 계속적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했다.

일제강점기의 교육을 크게 분류하면 4가지 방향에서 실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이루어진 황국식민화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고, 둘째는 애국계몽을 통해 국권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며, 셋째는 순수하게 신지식·신학문을 배우는 교육이며, 넷째는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었다. 당시 이승훈, 안창호, 박은식, 최재형, 강민희 등 민족의 선각자들은 신교육을 통해 민족주의를 고취시키고 국권을 회복하기 위한 교육구국운동을 전개했다. 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중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를 설립하고, 교육을 통하여 목적을 이루는 것이었다. 청석학원 설립자인 청암·석정 선생도 이들과 함께 국권회복을 위한 교육구국운동을 실천한 민족교육의 선각자였다.

그 후, 두 선생은 1935년 청주상업학교, 1945년 청주여자상업학교, 1946년 청주상과대학, 1951년 대성중학교(청주상업학교에서 분리), 1959년 대성여자중학교, 1960년 대성여자상업고등학교를 설립했다. 그리고 청석학원을 계승하여 학교법인 이사장이 된 설립자 2세인 김준철 박사에 의해 1974년 청석고등학교가 설립됐다. 그리하여 청석학원은 초등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의 전반을 담당하는 교육의 대전당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청암·석정 선생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도소매업을 비롯해 광업, 제조업, 건설, 운수, 금융, 언론, 창고업 등 50여개의 사업을 일으켜 큰돈을 번 탁월한 사업가였다. 육영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아우인 석정 선생은 언제나 형인 청암 선생을 뒤에서 돕는데 전념했고, 절대 앞에 나서는 법이 없었다. 두 선생은 언제나 형재애(兄弟愛)를 돈독히 했고, 이것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두 형제는 대단한 거부였지만 종이 한장도 아끼며 생활했고, 언제나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을 도우며 함께한 사회봉사자였다. 또한 여성을 가르쳐야 가정이 발전하고 국가가 발전한다는 선생의 '여성관(女性觀)'을 실천한 여성교육의 선구자였다. 우리는 이러한 선생의 삶을 '위대한 평범'이라 부르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크고 작은 이해관계로 인해 많은 고통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혼란한 시기에 선생의 삶을 조명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들의 삶을 반추해 보는 것도 매우 의의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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