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에 올 가을 단풍 '지각'
늦더위에 올 가을 단풍 '지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0.0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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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훈의 날씨에세이
이 희 훈 <대전지방기상청장>

가을이 되면 산과 들의 나무들은 그동안 지켜왔던 푸른빛을 버리고 나름대로의 울긋불긋한 빛으로 갈아입는다. 바로 단풍이 드는 것이다. 나무 중에서도 낙엽수들에게 일 최저기온이 5이하로 떨어지면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데, 보통 9월 상순 이후 기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좌우되며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을수록 빨라진다.

단풍이 드는 메카니즘을 살펴보면, 기온이 떨어지면서 나뭇잎 속에 엽록소 합성이 중지되는데, 수종에 따라 노란 색소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가 많이 드러나게 되면서 노란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 잎 속의 당분이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Aathocyanin)으로 생성돼 나타나면 붉은색으로, 타닌(Tannin)으로 생성돼 나타나면 갈색으로 물들게 된다.

그럼 단풍을 들게 하는 환경은 무엇일까 단풍은 온도, 햇빛, 그리고 수분공급의 양에 따라 그 아름다움이 결정된다. 기상요소로 생각하면 기온, 일사량, 강수량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일교차가 커야 하지만 영하로 내려가면 안 된다. 또한 하늘은 청명하고 일사량은 많아야 한다. 특히 붉은색의 안토시아닌은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범위에서 온도가 내려가면서 햇빛이 좋을 때 가장 좋은 색채를 낸다.

나무 안쪽 잎의 색이 선명한 색을 띠지 못하는 이유는 햇빛의 영향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너무 건조하지도 않은 알맞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추우면서 비가 오는 날씨에는 잎이 충분히 단풍들기 전에 떨어지고, 너무 건조할 경우에는 단풍을 보기 전에 잎이 타는 현상이 나타난다. 나무의 종류와 수령, 토질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평지보다 산지, 강수량이 많은 곳보다 적은 곳, 음지보다는 양지바른 곳, 기온의 일교차가 큰 곳 등에서 아름답게 나타난다.

올해 충청지방 단풍은 평년보다 약 3일 정도 늦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 전체의 2할 가량 물이 들었을 때를 말하는 첫 단풍은 월악산 오는 15일, 속리산 19일, 계룡산 21일이다. 산 전체의 8할가량 물이 들었을 때를 말하는 단풍 절정기는 월악산 27일, 속리산 11월 2일, 계룡산 31일로 예상된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기후조건이 잘 맞아 아름다운 단풍이 들어서, 일상의 피곤함으로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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