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술 마시고 여행 가다
조폭과 술 마시고 여행 가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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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경찰 이론과실무학회 부회장>

도둑잡기가 수월한 일은 아니다. 범죄자는 잡히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사전답사와 찬스탐색과 사후처리에 머리를 굴린다. 사기의 경우에는 지능게임의 양상을 방불케 한다.

수사관은 이에 대결해서 해결해 나간다. 현장은 증거의 보고다. 지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최근 들어서는 DNA가 귀중한 자료다. 머리카락이나 침이나 정액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힘 드는 작업이다. 이 사람 저 사람이 드나들면 훼손된다. 그래서 최초에 출동한 팀이 출입을 통제한다. 대개 순찰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친다. 접근을 금지한다.

탐문도 중요하다. 피해자 주변 인물의 동향을 수집한다. 당한 사람 사정만 알아서야 범인검거에 한계가 있다. 가해자 쪽에도 눈을 돌린다. 하지만 내가 강도질 했다고 소문내는가.

극력 숨긴다. 자연스레 범죄계의 사정에 통달할 필요가 생긴다. 이 세계 생활자와 안면을 터야 한다. 인맥이다. 착한 사람의 블루리스트가 아니다. 악한 자들의 블랙리스트다.

그 수많은 악당들을 다 알고 지낸다고 아니다. 형사라고 해서 도둑놈도 잡고 살인범도 잡고 하지는 않는다. 다 내 전문분야가 있다. 각자 고유영역에서 역량과 장기를 발휘한다.

한편 절도범이라도 빈집털이냐 금고털이냐 등으로 특화된다. 금고를 터는 자도 각기 방법이 다르다. 누구는 다이얼을 돌려 안에 든 현금만 빼내간다. 다른 그룹은 아예 통째로 가져간다.

수법(手法)이다. 이를 발전시켜 나가기는 해도 완전히 바꾸지는 못한다. 익숙함이 주는 불안감 해소를 거부하지 못한다. 이리 하여 잡기 베테랑과 전과자가 간에 망이 형성된다.

형사의 정보원이 만들어진다. 유급 정보원(Informant)과 협조 정보원(Informer)이 있다. 대부분이 범죄전력자다. 물론 치안을 위해 순수하게 협력하는 정보제공자도 있다.

최근 모 지방경찰청 폭력반장이 폭력배 두목과 룸살롱에서 어울렸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태국 등지로 함께 놀러 갔다. 수사정보가 흘러들어 갔다. 대응방법 코치도 했다. 조폭 조직원으로서의 책무를 완수했다.

정보원은 필요악이다. 하지만 선을 지켜야 한다. 눈감아 주고 얻어내는 거래관행도 없애야 한다. 우리가 누구를 믿는가 경찰서장은커녕 수사과장도 아니다. 끼니 거르고 밤새워 발품 파는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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