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생태공원 이용과 보전 조화 필요
두꺼비 생태공원 이용과 보전 조화 필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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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박 완 희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사무국장>

지난 여름 원흥이방죽에서 잠자리 생태조사가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2006년, 2007년 조사에서 개체수가 거의 보이지 않던 나비 잠자리, 노란 잠자리, 연분홍 실잠자리 등이 다시 발견되어 원흥이방죽의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짧은 시간 조사에서 총 19종의 잠자리가 조사되었다. 봄과 가을 조사를 진행한다면 더 많은 종이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잠자리 조사 과정에서 1년생 아기 두꺼비들도 다수 발견됐다. 원흥이방죽 주변의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두꺼비생태공원이 자연스럽게 두꺼비들의 서식지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두꺼비 성체들은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떨어지는 곤충을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한 아파트 101동 쪽에는 낮에는 주 생태통로에서 생활하다가 밤이 되면 가로등불 아래로 나오는 두꺼비가 있다.

여러차례 주민 제보를 통해 현장을 확인했는데 올봄 두꺼비 산란이동 시기에 조사됐던 개체였다. 이런 정황을 보았을 때 두꺼비들이 생태공원을 여름서식지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흥이방죽 주변은 지난 2006년 12월말 생태공원이 조성된 이후로 1년8개월이 지난 지금 갈대군락과 줄, 부들, 노랑꽃창포 등 수생식물들이 자라나면서 생태계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올봄에는 흰뺨검둥오리, 논병아리가 원흥이방죽에서 산란해 번식이 이루어졌으며, 물총새와 소쩍새, 황조롱이 등도 자주 관찰되고 있다.

현재는 쇠물닭이 원흥이방죽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거의 자취를 감추었던 살모사가 올해 다시 나타났으며, 유혈목이(꽃뱀), 무자치 등이 공원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고라니와 너구리, 족제비 등의 발자국과 배설물이 공원내에서 발견되고 있어 야간에 야생동물들도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국립환경과학원 생태복원과 전문가 조사에 의하면 전국에 설치된 수많은 생태통로 중에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이렇게 생태복원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원흥이방죽과 주 이동통로가 두꺼비생태공원내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가능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2005년 두꺼비생태공원이 처음 설계되었을때에는 원흥이방죽 안쪽으로 두꺼비 산란지까지 관찰데크를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또한 주 이동통로 내부로 산책로를 넣는 것까지 계획됐다. 그러나 생태공원 설계 자문 과정에서 생태전문가들이 현재 계획대로라면 생태복원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이의제기가 되었던 것이다. 생태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원흥이방죽에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감하게 나무 관찰데크를 없애기로 했다. 이 결과로 지금과 같이 생태복원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원흥이방죽의 두꺼비 산란과정을 CCTV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생태문화관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생태공원의 시민 이용은 10월 말쯤에 완공될 생태문화관의 특색 있는 운영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서 높아질 수 있다.

전국의 많은 생태전문가들이 원흥이를 지켜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두꺼비생태공원은 서서히 생태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용과 보전의 조화가 중요하다. 사람들의 이용 측면을 강조한다면 두꺼비생태공원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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