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단절 생각없는 사회의 징후
소통 단절 생각없는 사회의 징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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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칼럼
허 건 행 <전교조충주지회장>

종종 '생각 없는 사회'를 '무뇌(無腦) 사회(No Brain Society)'라 칭한다.

생각없는 사회는 다양성이 상실되고 권력에 의한 대중의 침묵이 일상화 된 전체주의적 강제성이 일방으로 통용되는 사회다. 역사의 거울을 들여다보면 생각 없는 사회가 얼마나 인류의 이성에 오물 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세기 인류의 비극의 뿌리인 나치즘, 군국주의와 파시즘이 지배한 사회다.

당시 체제 비판적 지식인들에게는 말길 자체가 막혀 있었던 반면 대중의 무지를 조장하는 사이비 지식인들의 목소리만 왕왕댔다. 한마디로 소통의 왜곡, 부재, 단절된 일방적 의사소통구조의 모습이었다. 현재 생각해 보면 어리석다 할 만큼 당시 대중은 이성의 뿌리를 거세당했다.

생각없는 사회의 공통적인 특징은 어떤 형태로든 권력이 대중의 의식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대중은 비판의식을 거두고 철저하게 그 체제에 복속된다. 인간 정서의 모태인 문화적 감수성이 매마르며 문화적 불모지가 된다.

'생각없는 사회'에서는 사회체제 유지비용이 최소화돼 지배 '효율'이 극대화 된다.

사회를 유지하는 토대가 대중의 자유로운 소통에 의한 참여가 아니라 권력 편향의 군대식 법질서와 일방적 의사소통구조에 기초한다. 지배의 '효율성'은 대중의 침묵을 양식으로 극대화된다. 하지만 지배의 '효율'이라는 면에서 진정 민주주의는 비용이 많이 든다. '효율' 신봉주의자들에게 진정 민주주의는 거추장스러운 절차와 의견조율 등 시간과 비용면에서 부적절하다고 느낀다. 그들에게 있어서 지배의 최대 효율은 명령에 의한 일사분란한 대중의 움직임이다.

생각없는 사회의 형성을 가능케 하는 핵심에 대중의 살림살이가 있다.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 교묘한 통치기술을 이용하여 그들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항구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교육과 언론이다. 독재자들이 국가체제 존속을 위해 교육을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 언론 장악을 통해 대중의 생각을 죽인다는 것은 이미 차고 넘칠 만큼 경험을 한 바다.

교육과 언론의 제구실은 실천을 담보로 하는 대중의 생각 키우기며 민주주의의 참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토양을 일구는 것이다. 권력과 자본에 의해 교육과 언론이 재갈을 물려 세상이 상호간의 소통기능을 잃게 된다면 생각 없는 사회는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양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는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역동성 있는 사회이다. 하지만 다양성을 욕되게 하는 것이 갈라치기이다. 갈라치기를 다양성으로 호도한다. 하지만 갈라치기는 인권 의식의 부재의 상징이며 기득권 유지의 핵심 전략이다. 갈라치기에 맞서 대중은 날카로운 칼로 제 살 찌르기를 해야 한다. 아픔은 각성을 불러일으킨다. 이후 대중은 끊임없이 권력에 대해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대중의 소통 시도에 권력이 의도적으로 모르쇠하며 눈, 귀를 닫을 때 대중은 생각 없는 사회의 징후를 포착해야 하며 역량을 발휘해 그 징후들을 도려내야 한다. 소통이 단절된 시대. 여기저기 생각 없는 사회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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