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충북 단양 고수동굴 <천연기념물 제256호> / 노동동굴 <천연기념물 제262호>
15. 충북 단양 고수동굴 <천연기념물 제256호> / 노동동굴 <천연기념물 제262호>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8.29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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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천연기념물 그 천혜의 비상
단양 고수동굴은 전체 길이 5.4km의 굴로 평균 높이 5m, 가장 높은 곳은 70여 m에 이른다.

겹겹이 쌓인 시간… 초자연적 신비 간직

동양 최대 석순 '황금주' 장관
시설물 노후… 1월부터 폐쇄


연숙자기자·생태교육연구소 터


◇ 고수동굴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고수리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고수동굴은 약 5억년전 고생대 전기 해저에서 퇴적된 석회암이 모암으로 발달한 석회암 동굴이다. 다양한 동굴 생성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고수동굴은 현재 600m 구간만 공개하고 나머지 지역은 동굴 보존을 위해 출입통제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 노동동굴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에 있는 노동동굴은 석회암 동굴로 총길이가 약 800m이다. 수직으로 된 석회암 동굴로 독특한 종유석과 석순 등이 유명하나 현재 시설낙후로 폐쇄된 상태다.

커튼처럼 드리운 고수동굴 천장

막바지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중턱, 단양으로 천연기념물 동굴탐험에 나섰다. 우리나라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석회 동굴은 강원도와 충북, 경북지역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 어릴 적 손꼽히는 수학여행지 중 하나였던 고수동굴은 몇년만에 찾아가는 길이라 기억조차 가물가물했다.

그래서일까, 흐릿한 기억처럼 동굴을 생각하면 왠지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의 역사가 그렇듯 동굴의 역사는 인류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생성된 자연물로 현대인의 생활과 동떨어졌기 때문이리라.

아름답기로 소문난 단양팔경에 눈길을 보내며 4시간을 달려간 고수동굴은 신단양 시가지 앞을 흐르는 남한강 건너편 금곡천에 위치해 있다. 산 중턱에서 시작되는 동굴은 석회암 동굴 가운데 국내 최고의 비경임을 증명하듯 입구에서부터 탐방객들로 북적였다.

동굴 안쪽에서 입구로 번져나는 차가운 냉기는 폭염도, 사람들의 열기도, 순식간에 떨어뜨리며 서늘함을 안겨줬다. 1년 평균기온이 15도라고 하니 동굴은 천혜의 자연피서지인 셈이다.

철제다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컴컴한 동굴이 서서히 웅장함을 드러냈다. 지붕이 높은 벽면에는 다양한 종유석이 즐비하고, 도담삼봉 바위와 딸바위, 하늘을 날아오르는 여인바위, 웅장한 지하궁전 같은 신비한 바위들이 차례로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천장에 매달린 종유석과 석순들이 독특한 형태를 이루며 만물상을 그려냈다.

동굴의 상층부의 대광장에는 커다란 종유석들이 아래를 향해 뻗어 있고, 툭툭 철제소리를 밟으며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니 동양 최대의 석순 '황금주'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한 줄로 이어진 사람들의 발길이 아름다운 경관 앞에서 멈췄다 섰다를 반복했다.

자연이 빚어낸 작품은 경이로움으로 사람의 눈길과 발길을 잡고 있었다.

다른 동굴에 비해 훼손이 적은 고수동굴은 새롭게 발견된 신동지구에서 종유석과 석순이 대거 발견되며 석회암 동굴로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머리 위로 뚝, 떨어질 듯한 바위들을 이고 어둠과 빛의 대조 속에 신비의 세계를 만끽했다.
고수동굴내 '천지창조'

종유석이나 석순 외에도 동굴에는 터줏대감 박쥐를 비롯해 꼽등이, 노래기, 톡톡이, 장님엽새우, 염주다슬기 등 약 25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 대부분 어둠에 길들여진 생물들이어서 빛을 싫어하고 밤에 활동한다. 어둠을 가득 품어 안은 동굴은 인류가 세들며 비와 바람, 동물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지대가 되어 주었다.

이렇게 오래도록 보금자리가 되어준 동굴이지만 지금도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특히 10만년 20만년 동안 물과 시간의 역사가 이뤄낸 동굴의 모습은 원시적이면서도 초자연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눈부신 경관을 빚어내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동굴도 하늘을 향한 작은 틈새로 빛의 세상과 만난다. 그 틈새로 고수동굴을 빠져나와 노동동굴로 향했다.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노동동굴 역시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동굴이다. 산 중턱을 올라 동굴 앞에 이르니 굳게 닫힌 철문이 동굴을 가로막고 있었다. 녹슨 철제문과 텅 빈 안내소. 폐쇄된 후 방치되어 버린 동굴은 사람의 온기마저 빠져나간 주변건물과 함께 음산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폐쇄된 노동동굴

임영택 문화재청 동굴 담당자는"노동동굴은 시설물이 낡고 내부의 훼손으로 지난 1월부터 잠정 폐쇄에 들어갔다"고 말하고"현지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당분간 개방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동굴 안에는 고드름처럼 생긴 종유석과 땅에서 돌출되어 올라온 석순, 석순이 만나 기둥을 이룬 석주 등이 잘 발달되어 있다"면서"고수동굴과 마찬가지로 생성연대는 약 5억년으로 추정되며 40∼50도의 급경사를 이루는 동양 최대의 수직 동굴"이라고 덧붙였다.


◈ 만들어지는 원인에 따라 석회·화산·해식동굴 형성

동굴이란 그야말로 땅 표면에 뚫린 자연적인 구멍을 말한다. 동굴이 만들어지는 원인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데, 땅속 깊은 곳에 지하궁전처럼 화려한 모습을 이루기도 하고, 산골짜기 같은 험악한 동굴도 있다. 그런가하면 긴 터널처럼 이어진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 자연동굴은 크게 석회동굴과 화산동굴, 해식동굴로 나뉜다. 석회암 지층에서 물의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석회암 동굴과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용암 동굴, 그리고 바닷가에서 풍파에 씻기고 파여 형성된 동굴이 해식동굴이다. 그중 석회암 동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으며, 특히 수많은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동굴 천장에서 스며든 지하수가 석회암을 용해시키며 나타나는 생성물질 중 종유석은 물이 흘러내리며 아래쪽과 측면으로는 계속 침전이 일어나 길고 굵게 성장한다. 그리고 종유석에서 떨어진 물은 동굴 바닥에 침전되면서 석순을 형성하고, 이것이 종유석과 연결되면 석주가 된다. 또한 동굴벽을 타고 흐르는 지하수는 동굴벽에 폭포가 얼어붙은 모양이나 커튼 모양의 유석을 만들어 멋진 경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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