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 그들의 땀·눈물을 기억한다
결과보다 그들의 땀·눈물을 기억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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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스포츠
김 종 탁 <주성대 경호비서과 교수>

올림픽 준비과정의 열정·도전정신에 찬사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주제로 열렸던 2008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러 번의 좌절과 시련을 딛고 일어선 순진한 외모와 작은 체구의 사내가 따낸 메달이 너무도 값지고 감동적이다.

우승과는 지독히도 인연이 없었던 그가 예선부터 결선까지 모두 한판승으로 그동안의 설움과 한을 말끔히 씻어내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위에서 흘렸던 눈물의 의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이야 세상이 변했고, 물질적 풍요로 눈물 젖은 빵을 먹고 운동하는 선수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지난날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 중에는 가난 그 자체가 스포츠를 선택한 유일한 동기였고 그것은 곧 성공의 원동력이 된 경우가 수없이 많았다. 아무런 금전적 투자 없이 제 한 몸 불살라 승부할 수 있는 무대였고, 또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난과 역경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참으로 실감하기 어려운 체험이다.

그 가난이 주는 시련은 스포츠인들에게 있어 더욱 강인한 체력과 굳센 의지를 길러주는 좋은 훈련의 장이고, 가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보여준 불굴의 투지와 정신력은 진정한 인간승리로 이어져 모두를 감동케 한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군림했던 마라도나는"배고픔을 잊기 위해 뛰었다"고 했고,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육상 3관왕을 차지했던 임춘애 선수 또한 "우유가 먹고 싶어 뛰었다"고 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눈물어린 박수갈채를 보냈던 이유도 가난의 시련을 이겨낸 인간승리가 그만큼 값진 의미를 띄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가난과 역경을 딛고 우뚝 선 또 한 명의 선수를 만났다. 그가 바로 남자 유도 60Kg급에서 값진 금메달을 일궈낸 최민호 선수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부터 그는 한없이 울었다. 한번 터진 울음보는 그칠 줄 모르고 부모님께 집 한 칸 마련해 드리고 싶다던 인터뷰를 할 때도, 세상을 메친 절대강자로 시상대에 올라가서도 울고 또 울었다.

그것은 곧 지난날의 힘들고 어려웠던 한 많은 세월과 평생의 소원을 이룬 기쁜 성취감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성공한 스포츠인들에게 가난과의 싸움은 고된 훈련보다 더 힘겨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난 때문에 그들은 더욱 자기 자신을 혹독하게 채찍질 했고, 그 가난을 극복했기에 수많은 시련에도 남다른 극기와 인내심을 발휘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운동했더라면 성공에 이르는 길은 훨씬 쉽고 빨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마나 빨리 성공하느냐보다는 그 과정에서 어떤 삶의 자세와 세상을 배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극복하는 사람에게 가난의 시련과 고통은 성취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일깨워 주는 더없이 좋은 자기 단련의 장이 된다는 사실이다.

올림픽 경기를 통해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색깔의 메달을 획득했는가에 대한 관심보다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묵묵히 흘린 땀과 열정, 눈물 어린 도전정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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