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을 다시 생각한다
리더십을 다시 생각한다
  • 안병권 기자
  • 승인 2008.07.01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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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 병 권 부국장 <당진>

"일은 인간을 연마하는 것으로 곧 영혼을 연마하는 것이다."

일본 금융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뱅크 파이낸스 기타오 요시타카 사장은 경영철학서 '일'을 통해 '신·의·인(信·義·仁)' 등 동양의 전통적인 윤리관에 입각한 자신의 경영철학을 육성으로 들려주고 있다.

그는 성공하는 사람의 조건으로 지식과 견식, 담식(膽識)을 꼽았다. '견식'은 자신이 하려는 일이 과연 올바른지 그것을 판단할 때 요구되는 것으로 견식은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위한 식견이다. 견식은 용기를 수반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 '담식(膽識)'은 세상의 칭찬, 비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당당하게 실천하는 능력이다.

원자재 상승과 초고유가 시대에 접어 들면서 철학과 전략적 사고를 겸비한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2500여년을 이어온 동양의 윤리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아 햇빛을 보고 있다. 조직의 성패는 천시(하늘의 뜻), 지리적 이점(내부 역량), 인화에 기초한 상생을 통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뒤따른다.

경주 최 부자가 500여년 동안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독특한 경영철학과 가족문화 그리고 엄격한 부자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름(지주를 대신해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의 횡포에도 지주가 소작료를 계속 올리는 등 소작제도가 사회문제가 되었을 때도 최 부잣집은 직접경영과 병작제(竝作制·주인과 소작인이 소출을 반반씩 나눔)를 실시해 최 부자의 토지가 늘어날수록 수확량이 많아질수록 그에 비례해 소작농의 수입도 늘어나게 했다. 또한 대대로 전해오는 가훈의 형태로 엄격하게 후손교육을 실시했다. 이 가르침은 그들의 사람사는 도리가 되었고 부자경영의 노하우가 되었다.

최 부자들은 부자에 걸맞은 신분을 유지하되 자제하고 절제하는 사람이 될 것을 주문했다. 높아질수록 몸을 낮춘다는 경영방식 등은 경주최씨 부자가문의 생명력을 유지한 근원이다. 최 부자의 500년이 넘는 전통은 독특한 경영과 손해를 보아 이익을 얻는 바람직한 경영의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산·학·관의 협력체계 구축 차원에서 지역 경제인의 애로사항 청취, 의견 제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제3차 경제포럼 조찬세미나가 당진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지난달 27일 열렸다. 명사를 초청해 경제인과 지역인사가 참여해 경제현안 전반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강사로 초빙된 박재희 성균관대 교수는 '손자병법에서 배우는 경영철학'을 통해 난세의 상황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무한경쟁과 생존게임이 가장 치열했던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한 '생존보고서'인 손자병법에서 리더의 지혜를 제시하고자 했다. 전국시대 위나라에 '포정'이라는 사람은 주방장 출신으로 그간 수천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단 한번도 칼을 바꾸지 않았다. 그 비결은 뼈마디에 있는 틈새로 얇디얇은 식칼의 날을 밀어 넣는 데 있었다. 그가 사용하는 칼날은 언제나 숫돌에서 갓 갈아낸 것처럼 예리했다.

오늘날 포정은 요리사의 대명사로 널리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으며 '포정해우'의 고사도 여기에서 유래됐다.

현재 꼬일대로 꼬인 정국이며 경제적 위기상황에 쾌도난마처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포정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소 한마리를 잡아 완벽하게 해체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 안될 것이 포정은 현장에 몰입했기 때문에 그같은 경지에 올랐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포정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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