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항쟁 촛불은 유난히 빛났다
6·10항쟁 촛불은 유난히 빛났다
  • 이상덕 기자
  • 승인 2008.06.12 0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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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000여명을 기록한 충북의 6·10 항쟁 촛불은 유난히 밝았다.

당초 예상인원을 2000명으로 잡은 주최측은 밀물처럼 합류하는 시민들을 보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학교와 직장이 끝나고 또 집에서 아이들과 손을 잡고 나온 시민들이 손에 촛불을 든 모습은 감동의 물결이었다. 자유발언 시간이 주어지자 많은 사람들이 자진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펼쳤다.

가두행진이 시작되자 교통체증으로 버스에 갇혀 짜증이 날 만도 한데, 시민들은 창문을 열고 박수를 치며 구호를 함께 외치다가 이내 버스에서 내려 촛불을 들었다. 또 야간자율학습이 끝나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하던 학생들도 도로에 뛰어 들어 행렬에 참여했다.

이들 역시 자유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수천 명이 모인 군중앞에서 당차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확고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 어른들을 심각하게() 만들었다. 또 노래가 흘러 나오자 무대에 나와 즉석 율동을 보여주는 바람에 '아리랑 소녀'란 별명을 얻은 청주여고 여학생 3명의 해맑은 미소에서 우리나라의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이날 충북대 중문 다사랑 치킨집 김형빈 사장(40)은 치킨 40마리와 음료수 3박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김 사장은 "생업에 종사해 현장에 나갈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부족하지만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촛불문화제가 끝나자 자리에 있던 쓰레기를 모두 치우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선에 든 촛불을 유난히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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