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들에게 용기를
만학도들에게 용기를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6.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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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바로 그 '때'를 놓친 만학도들이 잃어버린 꿈을 찾아 대학 캠퍼스를 찾고 있다.

20∼30년 전만 해도 만학도에 대한 인식은, 돈 없는 이들이 의무교육만 마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배움의 한을 품고 향학열을 불태운다는 정도에 그쳤다. 요즘 만학도들은 과거와 달리 전문봉사 활동이나 유년시절 품었던 꿈을 이루고자 대학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

학위취득으로 승진의 발판이나 생계에 큰 도움을 주진 않지만 적어도 '왜 사는지' 해답을 던져준다는 것이 대다수 만학도들의 진학 이유다. 연주자를 꿈꿨던 30대 후반의 한 회사원은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왜 사는지 의문을 던지며 살아왔다고 털어놨다. 피아노를 치던 10대의 꿈을 접고 취업률이 높은 학과에 진학해 안정된 생활을 하던 그가 올 초 연주자의 꿈을 안고 캠퍼스로 돌아왔다.

"그 나이에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친구나 가족들의 우려섞인 말과 함께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던 그가 요즘은 친구들 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비록 10마디를 들으면 9개는 까먹고 나머지 한 가지도 긴가민가 고개를 갸우뚱할 만큼 기억력이 쇠퇴했지만 그래도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는 유명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만큼 실력이 쌓이면 작은 무대에 오르고 싶은 새로운 꿈에 도전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캠퍼스를 누비는 만학도들을 보며 일각에서는 '교수야 학생이야', '저 나이에 뭐 하려고'라며 여전히 공부할 시기를 규정하는 사회적 인식을 들이댄다.

숫자에 불과한 나이를 장애로 여기지 않고 대학 문을 두드린 수많은 만학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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